여름 대목 잡기에 혈안이 돼있는 극장들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흥행용 대작)에 목을 매달고 있다.
할리우드 SF영화 '고질라'는 제작사인 컬럼비아 트라이스타가 8주간 장기 상영 등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음에도 불구, 극장들이 너나할 것없이 '고질라 잡기 경쟁'을 벌여 눈총을받았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평일에 인기 방화 '여고괴담'을, 주말에 '고질라'를 편법상영하는 것과 같은 몰염치한 극장에는 협회 19개 회원사가 제작한 모든 영화를 배급하지 않기로 했다"는 성명서까지 냈다.
제작사인 월트 디즈니가 만든 영화는 흥행에 관계없이 무조건 상영해야 한다는 '끼워팔기'관행으로 비난을 산 '아마겟돈'은 대구에서 무려 5개관에서 동시 개봉돼 극장들의 외화잡기경쟁이 어느 정도인지를 실감케한다. 당초 제일 1.2, 아카데미 1.2관에서 상영될 계획이었던이 영화는 뒤늦게 중앙시네마타운까지 뛰어들어 채 1분도 안되는 거리에 있는 3개 극장이같은 영화를 상영하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극장들은 관객이 분산되다보니 기대만큼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
이처럼 극장들로부터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달리 한국영화는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 프러스원 애니메이션이 대만의 라이스필름과 손잡고 무려22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야심작 '또또와 유령친구들'은 여름방학을 겨냥한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으나 상영관을 제대로 잡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서울, 부산 등지의 개봉관에올려질 '또또...'는 그러나 대구에서는 개봉관 대신 백화점 무대에 오르는 홀대를 받고 있다.이같은 '또또...'의 신세에 대해 일부 극장들은 "여름 성수기때 인기가 덜한 한국 애니메이션영화를 개봉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제작사측의 마케팅전략 부재를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전에도 많은 한국영화들이 외화에 밀려 푸대접을 받기 일쑤였다. 한국영화는 아무리 잘 만들어도 평일용 영화로 전락하는가 하면 여름 성수기때 상영되는 경우에도 극장이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연간 1백46일) 혜택을 받기 위해서일 때가 많다. 이처럼외화에 치는 한국영화의 현실은 과연 누가 만든 것일까. 〈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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