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0년대 학교교육 새틀짜기

2000년대 학교 교육은 어떻게 바뀔까. 대구·경북지역 각급 학교에서는 각종 '실험'을 하고있다. 이른바 시범학교. 정보화, 인사 잘하기, 실과, 방과후 교육활동, 초·중등 연계교육 시범학교 등등. 방학 과제물 시범학교도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실험이 도·농간 현장교류 학습과 통합교과 운영.

13일 대구 만촌초교 4∼6년생 52명이 제주도 남제주군으로 떠났다. 자매학교인 안덕초교를방문해 섬생활을 보고 익히고 느끼기 위한 것. 지난달 29일 안덕초교생 52명이 만촌초교를찾아 4박5일간 자매결연한 친구와 숙식을 함께하고 돌아갔다. 헤어질 때는 움음 바다. 이를지켜본 교사들은 "어린이들이 잊을 수 없는 추억과 평생 친구를 만들었을 것"이라며 흐뭇해했다.

대구 월촌초교 (교장 권영태) 학생 56명은 지난달 10일부터 충북 청원군 현도초교에서 보낸나흘간을 잊지 못하고 있다. 자매결연 친구와 보낸 시간들이 너무나 즐거워 헤어질 때 모두부둥켜앉고 울었고 대구로 돌아온뒤 서로 편지를 주고 받으며 우정을 나누는 중. 몇몇 학부모들은 전화로 자녀의 교육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같은 교류학습은 올해 시·도교육청별로 시범학교를 정해 실시하고 있지만 학생과 학부모가 크게 반기면서 광범위하게 번져가고 있는 추세이다.

어른들이 풀지 못하고 있는 지역 감정을 교류학습을 통해 풀려는 시도도 있다. 경북자연학습원과 전남자연학습원은 지난 27일 제1회 영·호남 현장체험교실을 개최, 자연사랑 경북연합회원 자녀와 자원봉사 교사 자녀 40명이 전남 자연학습원을 방문했다. 내년에는 학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자매결연 가정을 방문할 계획이다. 지난달 8일 전남 여수시 구봉초교 학생22명이 만촌초교 친구를 찾아 사랑을 나누기도 했다.

만촌초교 이광희교장(57)은 "처음엔 교류학습의 교육효과를 반신(半信)했으나 어린이들이 끌어앉고 우는 것을 보고 확신을 가졌다"며 "경제난 등으로 좀 더 많은 학생들이 참가할 수없는 것이 아쉽다"고 했다.

통합교과를 편성 운영하는 지봉초교(교장 성용제) 학생들이 수업하는 모습에는 활기가 넘친다. 교과서를 주제별로 재구성, 바른생활·슬기로운생활·즐거운생활을 한꺼번에 배운다. '동물원에 가요'시간에는 달성공원을 찾아 동물도 보고 그림그리기, 글짓기 공부도 하고 학교로 돌아와서 동물 흉내내기도 한다. 1학년 3반 어린이들이 교실에서 동물의 흉내를 내는모습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김순희교사(51·여)가 "나처럼 해봐라 이렇게"하며 원숭이 흉내를 내자, 어린이들이 "알았다알았다 이렇게"라는 노래를 하며 따라한다. 조를 나눠 '모둠놀이'를 시작하자 교실은 난장판(?).

그러나 어린이들이 너무나 좋아한다. 30년 교직 경력의 김교사는 "교과를 재구성해 가르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어린이들이 공부에 흥미를 갖는 것을 보면서 이 방향이 옳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학교가 재미있는 곳으로 변하자 자녀가 말썽을 피우면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는 학부모도 생겼다는 전언. 최병호연구부장(43)은 "활동중심으로 수업하면 부진아가 없어진다"며 "교과를 통합해 활동중심으로 가르치는 교육이 2000년 이후 초교 교육의 일반적 형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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