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는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삶는 것과 같다』고 했다. 큰 고기는 삶는데 조금 실수해 살점이 좀 떨어져나가도 괜찮지만 작은 고기는 삶다가 조금만 실수해도 먹을 것이 없어지기 때문에 큰일일수록 세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어떤 일이든 세심하지 못하면 일이 성글어지고 흐트러져 될일도 안되게 마련이다. 나라와 나라 사이의 일은 특히 세심해야만 한다. ▲외교관 맞추방에 이어 추가철수 요구로 다시 맞붙을 조짐까지 보이던 한국과 러시아간의 외교갈등이 해결국면에 이르러 불행중 다행이다. 외교관 추방은 초강경 외교보복 수단으로 좀체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후협상으로 어설프게 봉합되는 것같아 씁쓰레한 감도 없지 않다. 러시아 당국은 한국외교관의 혐의설만 언론에 공개하는 비우호적 태도를 보였을 뿐 아니라 우리의 맞추방에 정보요원 추가철수를 요구하는 강경한 자세를 보였던 점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은 양국 정보기관간의 갈등으로 빚어진것으로 알려진다. 러시아의 불만은 한국 정보요원들의 집요한 군(軍) 극비자료 입수 노력,북한 벌목공들에 대한 포섭 공작, 핵 관련 비밀정보의 매입 활동 등에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러시아의 국가 정보, 러시아와 북한과의 관계, 미국과 러시아와의 핵 및 군사정보전 등 미묘한 사안들과 연결고리를 갖고 있음을 말해주기도 한다. ▲이번 분쟁을 계기로 양국 정부는 불편한 관계를 개선하는데 서로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어려운 가운데도 15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는 한국을 향해 러시아가 왜 비우호적인지 냉철하게 검토해볼 필요도 있다. 이달말 마닐라에서 열리는 한-러 외무장관회담은 불편한 관계를 푸는 기회가 되고, 멀지 않아 정상회담도 열어 보다 높은 차원의 외교 정상화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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