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서·화 3색로 이뤄진 독자적 장르

문인화를 서예로 부터 독립시키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26일 이틀간 분당 새마을중앙연수원에서 열리는 '한국 문인화의 진로모색을 위한 세미나'에서 '21세기 한국문인화의 방향모색'을 주제로 발표하는 최병식 경희대교수는"조형적이고 회화적인 개념의 문인화가 문자를 중심으로 하는 서예에 예속돼 있다는 것은 큰 오류"라고 지적했다.

최교수는 "시·서·화 3절(絶)로 이루어진 문인화는 한국미술의 전통성을 가장 심도있게 간직한 장르중 하나"라고 강조, "하루빨리 서예에서 독립해 독자적인 장르로서의 발전가능성을 모색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서예와 문인화는 국내의 대표적인 공모전에서 여러차례 통합과 분리의 우여곡절을 겪었다.1922년 출범한 선전(鮮展)은 서예에 사군자(문인화)를 포함시켰고 그후 3회때부터는 서예에서 사군자를 독립시켰으나 11회때 다시 동양화부문에 통합됐다. 1949년 새로 출범한 국전에서는 고희동·손재형의 영향으로 다시 서예에 포함됐고 23회때는 사군자로 독립됐다가 다시반대에 부딪혀 이듬해 서예에 통합됐다. 그후 문인화는 사군자로 인식돼 서예의 한 영역으로 자리를 지켜왔다.

선전부터 국전, 현재의 민전에 이르기까지 줄곧 서예에 예속돼 왔기 때문에 서예의 여기(餘技)로 사군자를 취급하는 것 같은 잘못된 인식을 불러오기도 했다.

최교수는 사군자가 주류를 이루는 현재 문인화의 소재적 한계, 지나친 사숙(私塾)식 교육체계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역사적으로 사군자가 문인화에서 핵심적 소재로 사랑을 받아왔으나 옛부터 소나무·포도·연·복숭아·갈대잎·기러기 등 각종 화훼와 과실. 새 들도즐겨 소재로 등장했다는것.

최교수는 문인화정신의 현대화에 언급, 삼절의 사상적 요체와 사군자 및 기타의 소재를 중심으로한 전통적 기법과 필획을 거치도록 하는 한편 전위적 현대사조를 섭렵해가면서 동양화·서양화 등 다른 장르와의 유기적 관계를 꾀해야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번 세미나 준비위원회 집행위원이자 제10회 대한민국서예대전에서 사군자작품으로 대상을받은 대구의 서화가 이원동씨(40) 는"문인화의 분리움직임은 이미 대세 "라고 전망하고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계파간의 이해를 털고 대국적 견지에서 한국문인화의 역량을 집결, 문인화가 도약·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돼야할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문인화작가는 현재 전국적으로 1천5백여명에 이르며 대구지역은 줄잡아 2백명정도인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인화의 독립에 대한 문인화 작가들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한국미술협회는 올초 미협이사장 선거당시 서예대전에서 문인화를 분리시킬 것을 공약, 현재 문인화분과 신설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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