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말화제-청송 진정수목사의 재소자 교화

뼁끼통, 큰집, 학교, 노고지리통….

사람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교도소. 그럴수록 '사랑'이 필요한 곳이기에 진정수목사(70·경북 청송군 진보면 월전리)는 17년 동안 재소자들에게 사랑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시무하는 교회가 없는 진목사. 그는 재소자들의 교화를 위해 '청송교도소'를 드나든지 5년여만에 교회시무를 그만두고 청송교도소를 교회로 삼았다.

"81년 청송에 교도소가 들어서면서 당시 한 교도관의 권유로 재소자들과 처음 만남을 가졌죠. 범죄경력이 많은 재소자들만 모아놓았다고 얘길 들었지만 그들에게서 '인간'의 향기를찾을 수 있었지요"

범죄를 저지르고 교도소에 들어가면 가족들이 아예 소식을 끊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 이런이유로 그들은 더욱 소외되고 출소후에도 마음을 잡지못해 범죄의 유혹을 떨치지 못한다고진목사는 전했다.

가족과의 연락이 끊긴 재소자들은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지만 경제적 곤란도 만만치 않다.이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진목사는 재소자 1백여명에게 매달 5천원씩 영치금을넣어준다. 자신의 주머니를 털기도 했지만 여러단체에서 보내주는 후원금이 뭐니뭐니해도가장 큰 힘이다.

조세형 김태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름. 그들도 오랫동안 진목사와 함께 해왔다. 출소후 마음을 잡고 새출발을 했던 김태촌씨가 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청송으로 돌아왔을 때 진목사는 가장 괴로웠다고 했다.

"교도소를 나간 뒤 범죄의 사슬에 다시 휘말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저의 영원한 숙제이자임무입니다. 그래서 과거 범죄세계에 몸담았을 때의 친구들을 과감히 뿌리치는 용기를 심어주려고 노력합니다"

출소 후 자신을 찾아오거나 편지로 고마움을 전하는 이들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는 진목사. 이들중 성직자가 됐거나 사회봉사단체에서 일하는 출소자도 여럿 된다는 것."나이가 일흔이지만 힘 닿는데까지 계속할 겁니다. 이 교도소가 텅텅 빌때면 제 할 일이 끝나겠죠"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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