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우유밥과 전세비행기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의 회원 및 가족 2만여명이 제주에서 대규모 친목 관광성 전국행사를준비하고 있다. 회원들이 참가비를 일부 내지만 자치단체의 지원도 수억원에 이른다. 행사참가를 위해 제주행 전세기를 빌린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농민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자치단체 지원을 받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할 수 있다. 일년 내내 농사만 짓다가 한번 쯤 가족 나들이를 하는 것이 하나의 '낙'일 수도 있다.IMF가 아니었다면 여론의 비판보다 국민의 '애정어린 눈빛'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지금까지역대 정권이 보여줬던 '관변' 농민단체에 대한 '관성적'인 지원이라고 이해하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다.

하지만 한농련 회원들이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한농련회원들의 전국대회 개최와 비슷한 시점의 몇가지 김성훈농림부장관 행보가 그것이다. 김장관은 요즘 폭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농축산물 소비운동에 여념이 없다. 최근엔 우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스스로 우유밥을 만들어 먹는다. 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한 '쇼맨십'인지 아니면 하루 한끼정도를 먹는지는 확인할수 없다. 사실이야 어떻든 농업전체가 공멸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장관의 우유밥은 최후의'선택'이었을 것이다. 김장관은 또 지난 4월 미얀마에서 열린 농업관련 국제회의에서 차관만돼도 1등석을 이용하는 관행을 깨고 2등석으로 여행했다. 혼자서 자도록 해놓은 침실에 직원1명을 불러 같이 자며 숙박비를 줄였다. 물론 스스로 자린고비 행정을 펼치는 것이 농업살리기와 당장 어떻게 연결될 지는 의문이다.

정부와 농민이 함께 농업을 살려야하는 중요한 순간에 장관은 우유밥을 먹고 2등석을 이용하는데 농민은 전세기를 타고 제주도로 가는 현실.

젊고 '싱싱한' 조직으로 거듭나 한국 농업을 다시 세워야하는 한농연의 첫걸음은 과감한 자기개혁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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