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남자'. IMF한파라는 거센 파도에 뿌리채 흔들리는 직장과 가정에서 기죽어 살아가는 대한 남아에게 '비아그라'는 과연 필요한 것일까.
'비아그라'보다 더 강력한 치료약이 무엇인지,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인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새삼 돌이켜보게 하는 영화가 바로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이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투캅스' 등 히트작들을 내놓은 강우석 감독의 신작 '생과부…'는 지난해 극단 이다가 무대에 올린 엄인희 희곡의 '생과부…'를 영화로 만든 이색 작품.직장에서 죽도록 일하고도 쫓겨난거나 마찬가지인 대기발령을 받은 남편이 과로와 스트레스로 남편구실을 제대로 못한데 대해 부인이 회사를 상대로 2억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내는 이야기다.
법정공방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 영화는 마치 옛날로 돌아간 것처럼 직접화법으로 작금의사태를 맹렬히 공격한다. 대량실직사태를 몰고온 경제 파탄은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직원을'노예'처럼 부려먹는 비인간적인 회사, 대기발령을 받고도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힘없는가장, 온기라곤 느낄수 없는 '썰렁'한 가정 등 결코 남의 일로 돌릴수만 없는 우리의 자화상이 적나라하게 까발려진다.
별난 소송을 제기해 '색녀' '정신병자' 취급을 받는 원고 이경자(황신혜)와 남편 추형도(문성근), 부부이면서도 서로 정반대편에서 변론을 맡는 이기자(심혜진)와 명성기(안성기). 이들의 법정 싸움은 또 한편으로 남성과 여성의 성대결로 치열하게 맞붙는다.
강감독은 결국 여성의 손을 들어준다. '회사와 노동자는 돈만 주고 일만 하면 끝나는 것이아닌 인적관계이므로 회사는 노동자가 가정생활을 영위할수 있는 노동여건을 제공해야 하며, 남편에 대한 아내의 성적 요구는 정당한 것이므로 회사는 2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부부간의 사랑의 화해로 결말짓는 이 영화는 법정공방이 좀더 치열하지 못한 것이 흠이지만, 문성근의 내면 연기는 단연 돋보인다. 직장에서 비전은 보이지 않지만 '일중독증'에 빠진 남자, 연애시절 불처럼 뜨거웠으나 결혼후 시들어버리는 평범한 남자의 모습을 '가장 평범하게' 그려내 눈길을 끈다.
〈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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