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아버지의 실직 이후 차비가 없어 학교에 못간다는 민석군(19세)의 사연(6일 24면 보도)이 나간뒤 '기쁜날 이웃사랑' 본부는 쉴새 없이 걸려오는 전화로 업무가 마비됐다.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민석군에게 반찬을 싸주고 싶다는 50대 가정주부와 등하교길 차편을제공하겠다는 30대 직장인. 매달 승차권을 보내겠다는 사랑의 버스운전자 협회와 임대 아파트 보증금을 내겠다는 또다른 주부. 법대에 진학하면 4년동안 학비를 제공하겠다는 중소기업체 대표와 매일 도시락을 배달시켜주겠다는 20대 직장여성.
모두 민석군을 어떻게든 돕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수화기를 든 이들이다.
물론 직접 달려오거가 후원금을 보내온 이들도 줄을 이었다. 개학 이후 지금까지 모은 돈이라며 4만9천원이 든 저금통을 들고 온 대륜 중학교 3학년 7반 학생들. 이름을 밝히지 않은채 1백만원을 보내온 가정주부. 쌀과 라면 반찬등을 싸들고 민석군의 집을 찾은 후원자들.이렇게 며칠 사이 2백만원이 민석군을 위해 모여졌으며 700-7979로는 일주일 동안 7백여통에 이르는 사랑의 전화가 걸려왔다.
"어려운 시기에 보내준 정성을 잊지 않고 민석이를 훌륭하게 키워 보답하겠다"는 민석군 아버지의 말처럼 숨은 사랑들이 절망의 이웃을 살려내고 있다.
○…지난5일, 50대 남자가 이마의 땀을 훔치며 매일신문사를 찾아왔다.
"저도 좋은 일을 하고 싶어 왔습니다" 쑥스러운 웃음을 짓는 남자의 손에는 하얀 봉투가 들려있었다. 교회 주차관리원으로 일하며 부인 몰래 틈틈이 모은 10만원의 비자금. 매달 1백만원이 안되는 월급을 몽땅 부인손에 쥐어주고 난 뒤 매일 타쓰는 밥값과 차비를 아껴 모은돈이란다.
"일자리조차 없어 힘들어 하는 이들이 넘치는 시절에 출근할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 얼마나행복합니까"라며 말을 이은 이 남자는 "액수는 적지만 마누라 몰래 돈을 꿍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살만합니다"고 말했다.
'기쁜날 이웃 사랑'에 보내기 위해 은행에서 1만원권 10장을 새돈으로 교환했다며 문을 나선 50대 남자는 '이름을 밝히는 것이 부끄럽다'며 끝까지 자기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본인말대로 결코 많은 액수는 아닐지라도 실직가정에 전달될 10만원에 담긴 정성은 무엇과도 견줄수 없을 것 같다.
〈李宰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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