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 오부치 내각 장은부실 연착륙 방식처리

지난 7월 '경제회생 내각'을 표방하며 출범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정부가 파산 위기에처한 장기신용은행(長銀)에 막대한 공공자금을 투입하는 '연(軟)착륙' 방식 처리를 발표,금융시장에 실망감이 팽배해지는 등 취임 한 달을 맞은 오부치 총리의 경제난 해결 능력에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은행의 하야미 마사루(速水優) 총재는 지난 21일 막대한 부실채권과 영업손실로 붕괴위기에 처한 장은이 대대적인 구조조정 방안 발표와 함께 정부에 구제금융을 요청하자스미토모(住友) 신탁은행과 합병할 때까지 장은의 파산을 보류할 것이라고 발표, '경착륙'방식에 의한 장은 처리를 희망해온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오부치 총리 역시 이날 내년 3월까지인 올 회계연도내에 10조엔을, 또 99회계연도에 4조엔등 총 14조엔의 구제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혀 장은 문제 해결을 '연착륙' 방식으로 해결할것임을 천명했으며 이마이 다카시(今井敬) 경단련 회장도 이방식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도쿄 외환 및 주식시장의 외국 분석가들은 이에 대해 일제히 실망감을 표시했다.메릴린치 증권의 론 베바쿠어는 엔화와 주가의 동반 폭락이 "오부치 내각의 경제난해결능력 부족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하면서 일본 정부의 연착륙방식의 장은문제 해결로 금융위기가 한층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전문가들도 21일 뉴욕시장의 엔화 환율이 오부치 총리 취임 전날의 달러당1백41엔보다 3·5엔 떨어진 1백44.5엔으로 주말장을 마감하는 등 총리 취임 직후 엔화가치가 8년래 최저 시세로 곤두박질치고 주가 역시 지난 한달동안 5.3% 하락했음을상기시키면서 오부치 정권의 경제문제 해결 능력에 의문을 표시했다.

실제로 도쿄 외환 및 주식시장에서는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전총리가 참의원 선거참패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뒤 장은 등 금융기관 처리에 차기 정권이 보다 공격적으로나올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이 주류를 이뤘다는게 전문가들의대체적인 분석이다.외국 분석가들은 최소한 87조5천억엔(6천1백20억달러)에 달하는 일본

금융기관부실채권이 경제회생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일부 은행에 대한 폐쇄조치 등 이른바 '경착륙' 방식에 의한 금융 위기 해결을 촉구해왔다.

한편 장은의 합병 파트너인 스미토모 은행측은 정부의 이같은 구제조치 발표로 교착상태에빠져 있는 합병 상담이 한층 진척될 것이라고 환영하면서도 장은의 구조조정 등 개혁진행상황을 면밀히 지켜본 뒤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조심스런 반응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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