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심철호씨 '서울역 블루스' 펴내

연예인 생활을 청산하고 사회복지활동에 전념해온 코미디언 심철호씨가 여섯 달 동안 서울역에서 실직노숙자와 함께 지내며 보고 느낀 이야기를 담은 '노숙 보고서'인 '서울역 블루스'(사랑의 전화출판부 펴냄)를 냈다.

지난 81년 사랑의 전화 복지재단을 설립해 고통받는 이웃을 어루만져온 심씨는 IMF한파가거세게 몰아치던 지난 1월부터 서울역에서 노숙자들과 동고동락해오고 있다.

대형버스를 개조한 '달리는 첨단복지정보센터'를 서울역에 상주시키고 이를 중심으로 노숙자들에 대한 심리상담과 취업안내 등 각종 사회복지응급지원 프로그램을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역 블루스'는 밤낮없이 서울역광장과 지하도를 누벼온 심씨가 노숙자 문제의 심각성을재환기시켜 그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쓴 책. 그는 갓집을 나온 '초보 노숙자'에서 33년간 서울역 주변을 맴돌아온 '베테랑급 노숙자'까지 두루 만나 그들의 고통과 아픔,눈물을 한데 모아 수필로 엮었다.

그가 서울역에서 만난 실직노숙자는 저마다 각양각색의 가슴아픈 사연을 안고있다. 일거리를 찾아 상경했다가 노숙대열에 합류한 건설노무자가 있는가 하면 부도로 하루아침에 회사가 거덜난 중소업체의 사장도 끼어 있다.

때로는 일자리가 절박하다는 약점을 이용해 이들을 더욱 깊은 좌절과 공포의 수렁으로 몰아넣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진다. 일자리를 구해주겠다고 속여 실직자를 인신매매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브로커들이 바로 그들이다.

심씨는 이들에 대한 일반의 시선부터 새롭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시대의 아픈 자화상인 이들은 결코 게으른 부랑인도 아니며 남의 행복을 가로채는 깡패도 아니라는 것.이들이 3D업종을 꺼리기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일부의 안이한 생각 역시이들의 실상을 제대로 알지 못한 데서 나온 편견이라고 말한다. 오히려 이런 무관심과 냉대,편견이 클수록 이들의 분노와 무게도 함께 커갈 것이라며 그렇게 될 경우 한국사회는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는 "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오직 하나로, 그것은 바로 사랑"이라며 이 책을 낸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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