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사들이 교양프로그램에서 그동안 금기시했던 소재들을 잇따라 다뤄 눈길을 끌고 있다.방송계는 '국민의 정부'란 열려진 공간을 활용, 그동안 닫혀져 있던 양심수, 군내 의문사 및 민주화투쟁 과정에서의 의문사 문제 등을 꺼집어내 공론화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SBS는 지난 13일 교양프로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지난 2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내에서 발생한김훈 중위의 권총 자살사건을 둘러싼 논쟁 '김훈 중위 의문의 죽음'편을 내보냈다. 이 사건은 당시 미군 헌병단이 현장조사끝에 자살로 결론지은 것. '그것이 알고싶다'는 재미 법의학자의 분석과 다양한 증언을 통해 김훈 중위의 타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이 프로그램에서는 사건 당사자의 아버지가 전직 장성출신임에도 사건의 상세한 내역과 증거물에 대한 접근, 의문해소 등에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지적, 폐쇄된 우리 군의 일면을 질타했다.
지난 10일 방영된 KBS1 '다큐멘터리 대한민국'에서는 '잊혀진 죽음을 말한다'편으로 '민청학련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억울한 죽음을 당했던 75년 '인혁당 사건' 관련자들과 가족들을 조명했다.또 80년대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화 투쟁을 하면서 의문의 죽음을 당했던 사람들과 그 진상을 밝히기 위한 유가족들의 노력을 담았다. 시청자들은 "비록 10년, 20년전의 일이지만 뒤늦게라도 암울했던 시절의 문제를 되짚는 것은 역사의 진실을 추구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MBC '다큐 스페셜'도 지난 3일 8·15 대사면으로 나온 양심수들의 문제를 다룬 '석방, 그 후'를내보냈다. 사노맹 총책이었던 백태웅씨를 비롯해, 고정간첩혐의를 받았던 함주명, 강희철씨의 석방후 생활과 그들의 사연을 다뤘다. 그들과 당시 주변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지난 시절 공안기관의 역할과 시대적 분위기를 잘 드러내 보였다.
이와함께 KBS2 '정범구의 세상읽기'는 사노맹 핵심간부였던 박노해씨와의 대담을 마련하는 등진보적 인사의 목소리를 자주 담아내고 있다.
시청자들은 그동안 성역과 금기로 여겨졌던 소재의 장벽이 허물어지는 것에 대해 '표현의 자유''역사의 진실추구'란 점을 내세워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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