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공근로인력 효율적 활용 아쉽다"

태풍과 잇단 가을비로 수확을 앞둔 벼가 논바닥에서 썩어들어가고 있어 농민들이 발을 구르고 있으나, 도시의 공공근로인력은 이를 외면한 채 하수도준설, 간벌사업등 시급하지 않은 사업에 동원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농촌일손돕기에 대한 도.농 공조체제의 미흡 때문으로, 특히 대구시.경북도의 공무원들은 최근 대대적인 인사와 사정한파에 휩쓸려 이같이 벼베기와 물에 잠긴 벼거두기 일손이 딸리는 농촌사정에 눈을 돌리지 않고 있어 농민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현재 경북도내 벼베기 실적은 15일 현재 60~70% 선이며 특히 수해가 극심한 경주지역은 평균24%에 지나지않고 있고, 대구시 달성군은 전체 4천7백90ha 중 33%의 저조한 수확률을 보이고있다.

이런 가운데 이미 벤 벼도 14일까지 연이어 내린 비로 젖어 싹이 트거나 썩어가고 있는 실정이어서 벼를 거두고 뒤집는 작업에 일손이 크게 모자라 농민들이 폐농을 걱정하고 있을 정도이다.대구시 달성군 관계자는 "지금은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할 판"이라며 "대구시를 비롯, 여러 기관에 지원 협조요청을 수차례했으나 필요한 인력이 제대로 지원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실제 달성군과 인접한 달서구청은 14일 3천8백여명의 공공근로인력을 청룡.와룡.앞산 등의 간벌작업, 등산로.공원정비 등에 동원하면서 농촌지원은 외면하고 있다. 구청측은 공공근로인력 수송문제 등을 들어 타지역에 대한 인력제공은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대구시 수성구청도 1천8백여명의 공공근로인력을 재활용선별장, 욱수동 산림간벌 등 에 투입하면서 농촌인력지원은 하지 않고 있다.

경북도내 수해지역 농민들은 "일손 부족으로 물에 잠긴 벼가 오래동안 논바닥에 그대로 있는 바람에 싹이 나고 썩어들어가고 있어 수확량이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있다. 이처럼 절박한 상황에서 지자체간에 공공근로인력 동원에 대한 비용부담문제만 따질게아니라 농촌살리기 차원에서총력체제로 나서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시관계자는 "인사 등 최근 여러가지 업무변화가 있어 대구 외곽의 수해지역에 대해 관심이 부족했다"며 "달성군 지역은 수성구, 달서구 등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공공근로인력을투입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걸로 안다"고 말했다.

〈崔敬喆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