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이승복 이야기

무장공비의 총칼 앞에서도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당당하게 외친, 그리고 그로인해 비참한죽음을 당한 이승복은 나에게는 영웅이었다. 나보다 불과 두 살위인 이승복이 영웅이라고 배우며,아니 강요당하며 자랐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 영웅은 분단의 희생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승복과 입만 열면 '수령님의 은혜'를 말하는 북한 어린이들이 무어 그리 다르냐는생각을 하게 되었다. 동족의 어린이마저 무참하게 학살하는, 열살짜리 어린아이를 그렇게 만드는그 어처구니없고 가엾은 죽음을 영웅적인 죽음으로 만들고 그대로 따르기를 강요하는 이데올로기의 광기에 분노마저 느꼈다.

그런데 최근 이승복의 이야기를 신화로 만들어 버린 근거가 된 모 중앙지의 기사가 '작문기사'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더 나아가 '공산당이 싫다'는 말까지 조작되었다는 의혹마저 제기되어 이에대한 논란이 벌어졌다. 여러가지 근거를 가진 문제제기에 대해 그 신문은 '국가총노선'을 뒤흔드는 일이라는 '전가의 보도'까지 동원해 해명을 시도했지만 내가 보기엔 '작문'이자 '조작'설이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총노선이 그 신문이 주장하는 반공-그것도 반공이면 모두가 선이고 그렇지 않으면 악이라는 극단적 반공-이 아니며 그렇게 되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왜곡과 마녀사냥으로 그 신문은 이미 오래전부터 상업적인 성공을 거듭하고 있고, 막강한정치적 영향력도 행사하고 있다고 들린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사회의 패권마저 넘보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우든 좌든 막강한 힘을 가진 언론이 편향된 이데올로기를 강요할 때 그 폐해를 생각하면 끔찍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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