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신용 구멍뚫린 신용카드사

위·변조 대구은행BC카드 거액인출사건은 BC카드사 직원이 낀 일당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드러나 신용사회의 기초가 흔들리는 충격을 주고 있다. 불행중 다행히 위조·변조된 카드가 대량이었음에도 빼내간 돈이 1억6천만원 정도에 불과했으니 망정이지 그보다 엄청난 돈이 유출됐다면어떻게 됐을까.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물론 범인이 잡힌다하더라도 그동안 돈을 도난당한 직접적 피해자는 말할것도 없고 그로 인해 연쇄적으로 일어날 대금지급불능등에 의한 신용경색과 파문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심각한 상황을 몰고왔을 것이다.

이번사건을 보면서 전산정보망에 의한 신용사회를 구축해온 우리의 수준이 아직 이 정도로 허술한 상태임을 확인하는 것같아 불안하기 그지없다. 특히 숱한 회원이 가입한 BC카드사의 직원에의해 고객정보가 유출 됐고 그에따른 카드복제가 마음만 먹으면 누구라도 할 수 있을 만큼 쉬울뿐 아니라 돈이 유출돼도 그에 따른 대책이 체계적이지 못한 점이 문제였다. 이는 신용할 수 없는 신용관리체계를 드러낸 것으로 신용카드사의 신용에 큰 구멍이 뚫린 것이라해도 변명할 말이없을 것같다.

일개 직원이 감시나 검색에 의한 차단을 받지않고 이렇게 마음대로 고객의 정보를 빼낼 수 있는신용카드회사의 정보관리방식은 고도정보사회의 수준에선 너무나 원시적으로 평가되며 제2, 제3의 유사범죄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그럴뿐아니라 이 회사가 홍콩에서 위·변조카드에 의한 예금인출을 인지하고도 이를 수사기관과해당은행에 통보하고 고발하는데 늑장을 부린 것은 업무자세가 고객을 무시할 만큼 너무 관료화된 탓이 아닌가 여겨진다.

이번 사건으로 생긴 직접적 피해당사자는 법에 의한 보상을 받아야함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이밖에 신용카드사에 가입한 수많은 고객들은 앞으로도 카드에 의한 거래를 마음놓고해도 되는 것인지 알 수 없고 불안하다. 우선 BC카드사와 대구은행측이 이에 대한 신뢰성있는 대책을 제시해야하고 이를 감독하는 정부당국도 이에 대한 검증과 대책을 내놓아야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처럼 불법인출에 따른 고객피해방지를 명분으로 카드회원 32만명의 예금인출을 예고없이 전면중단함으로써 빚어진 고객의 피해와 혼란에 대한 보상과 대책도 카드사와 함께 충분히강구돼야 할것이다.

정부당국은 차제에 BC카드사 뿐만아니라 모든 신용카드사에 대한 정보유출 가능성을 점검하고그에 대한 대책도 함께 세워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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