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문시장은 출장중

문희갑 대구시장이 국제섬유도시 밀라노시와의 자매결연 조인식에 참석차 대구를 떠나있다. 때마침 프라하시로부터 방문요청이 있었고 동구시장의 거점을 러시아에서 체코로 바꿔야할 필요성이있는 대구시로서는 이 기회를 이용키로 해 문시장의 외유는 이래저래 2주일이 넘을 것 같다.대구에 있을 때의 문시장은 한마디로 공사다망, 바쁜 일과에 쫓겨왔다. 그런 시장이 지금처럼 연말현안이 쌓인 중요한 시기에 장기간 자리를 비우고 있다.

지금은 새정부의 대기업 빅딜이 한창 막바지인데, 그것이 그럴듯한 기업들이 모두 퇴출되거나 워크아웃되고 삼성상용차 하나 남은 지역으로서는 더없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데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경제전문가를 자처하는 민선시장이 지역경제 활성화의 한 돌파구로 해외시장 개척을 주창해왔고 또 그 해외현장에 나가있는 동안 이런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또 있다. 능력이 있어야 외채도 끌어쓴다며 외채를 이용한 지역 SOC(사회간접자본) 확충을 주장해 온 문시장이 치적으로 내세우는 외채 3억달러가 감사원 감사로 도마위에 오른 시점이다. 문시장이 주장하는 경제논리나 이유들은 모두 내년 3월까지 3억달러를 추가 도입해서 문제를 해결해내야하는 상황들이다.

지난해 11월 문시장이 대구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러시아의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방문했을 때 대구시의회에서는 논란끝에 시정질문을 뒤로 미뤄가며 문시장에 대한 예우를 했다. 그러나 당시 시의회는 대구시가 추가도입키로 한 외채 2억달러에 대해서는 승인을 보류했고 이때문에 대구시는예산을 새로 편성하느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당시 문시장의 출국에 대해 의회에서는 의회 경시성향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라는 지적까지 있었다.

지난 8월, 대구에서 개최하려던 2001년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정부반대로 무산됐을 때 서둘러 정부방침을 발표하고 자신은 시장개척길에 나섰다. 그 뒤 대구사회가 시의 대안부재를 따지고들고언론에서 '대구시 U대회 유치포기'를 비난하자 "정부 반대로 무산된 것"이라 항변해온 시장이었다.

지금 대구시의회는 법으로 정해놓은 정기회중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의회 정기회를 뒤로하고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데 대해 시민들은 '저의는 없는가' 하는 의혹을 감추지 않고있다.시민들은 문시장이 지금처럼 중요현안들이 불거지는 마당에 일의 경중을 따져 귀국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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