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셋째 출산 는다

자녀수는 능력에 비례한다?

가족계획정책에 따라 "둘도 많다 하나만 낳자"던 소(小) 자녀 붐이 "그래도 자식은 하나는 외로워. 두셋은 돼야지"라는 복고풍조와 맞물리면서 '셋째 자녀'를 낳는 가정이 부쩍 늘고 있다.

"예전에는 대를 잇기 위한 셋째 출산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딸.아들 상관없이 셋째를 출산하는 부모들이 많아지는 추세"라는 김명숙간호사(곽병원 산실 근무)는 이 병원에서 지난 11월 이후 12월18일까지 출산한 1백10케이스 가운데 셋째아 비중이 10건으로 전체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고말한다.

근년에 셋째를 낳는 부모들은 30대 중후반 정도로 젊어지고 있고 일부 가정은 아예 서너명의 자녀를 내리 낳으면서 다(多)자녀를 선호하는 현상까지 보여 가족계획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정윤자씨(40·대구시 달서구 용상동 죽전 우방)는 최경선(16·중3) 경진(12·초5) 성훈(9·초2)이를 잇달아 낳고 주변사람들로부터 "1백점이 아니라 2백점"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먹을 것은 타고 난다던 어른들의 격려에 남편과 생각이 같아서 세자녀를 낳았는데 7명으로 구성된 부부 계모임에서 3팀이 세자녀를 두었다"는 정씨는 형제가 많아서인지 잘 어울린다고 들려준다.

김한근(42.대구시 동구 율하동) 김옥남씨(39세) 부부는 4개월전에 셋째아(대영)를 낳고 걱정거리두어가지를 덜었다. 그렇게 잔병치레가 많던 시어머니 박애례씨(74)가 건강을 되찾은데다 사춘기특성을 보이던 큰딸도 공부에 빠지면서 동생까지 도맡아 돌보는 것이며 웃음을 되찾았다.

셋째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은 비교적 엄격하게, 또 또래친구들과 경쟁적으로 키우던 첫째나 둘째에 비해 비교적 허용적인 입장을 갖는다.

"자녀에 대한 욕심이 없어지니까 뭐를 하든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이뻐죽겠다"는게 셋째를 키우는엄마들의 입장. 버릇이 없어지지않나는 걱정도 은근슬쩍들지만 객관적인 평가와는 상관없이 무조건 푹빠지는 경향마저 드러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IMF로 가뜩이나 어려운데 세자녀를 낳는다는 것은 일부 중상층 얘기가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없지 않다.

하나병원 김영인 산부인과 과장은 "자녀수는 부모의 능력에 비례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핵가족.소자녀 선호도에 변화를 보이면서 세째 자녀를 부쩍 많이 낳고 있다"면서 산모가 35세 이상이면기형 빈도가 증가하고 산후 합병증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崔美和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