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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Feminist)'.

'여성의 전화'운영위원으로 몇 년 일하다 보니 가끔 주위 사람들로부터 농담 삼아 듣는 말이다.면담의 상대자가 주로 피해 여성들이고 아무래도 그들을 위로하는 입장에 있으므로, 주위의 눈에그렇게 비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정작 나는 여성다움을 주장하는 편협한 보수주의자로, 여성 해방론자 식의 사고방식은 갖고 있지 않다.

엊그제 남녀 차별금지법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남녀의 구분이 점차 사라져 가는 세상에 무슨 시대 착오적인 논리냐면서 비난할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나는 여성에게 주어진 독특한 가치와 여성다움을 존중하고 싶고, 젊은 후배나 아이들과의 대화에선 항상 이점을 강조하곤 한다.오늘날 사회는 개인의 독창성과 창조력이 중시되고, 전문 인력의 공급이 절실하게 요구되므로 여성의 사회진출과 활동이 증가하게 되었다.

여성의 권익이 두드러지게 향상되면 될수록, 단정한 용모와 착한 품성, 부드럽고 섬세한 감성과,헌신적인 여성상은 주위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 이러한 회고적 바람은 나와 같은 보수주의자들의 이상적인 향수일지도 모른다.

경제 생활이 어려워지다보니 여성들의 피해사례가 늘고 있다. 성폭행이나 가정폭력, 직장에서의성차별등 인권 유린의 상대로까지 이어지면 여성들의 사회 생활은 당연히 곤란을 겪게 된다. 사회의 정체성이 최소한의 여성다움도 유지시켜주지 못하는 도덕불감증의 사회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피해 받는 여성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여성의 독자성을 지키기 위해 고군 분투하는 '여성의 전화'담당자들을 보면서 진정한 페미니스트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박송훈〈강남산부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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