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결과 발표장인 대검청사 15층 중회의실에는 오후 1시25분쯤 이원성(李源性) 대검차장, 김승규(金昇圭) 대검 감찰부장, 송인준(宋寅準) 대전지검 검사장 등 수사지휘부가 먼저 입장했다.김 검찰총장은 오후 1시30분쯤 김윤성(金允聖) 공보관의 안내로 회의실로 들어와 미리 준비해온대국민 사과문을 읽어나갔다.
김총장은 낮은 목소리로 "국민여러분, 오늘 저는 실로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는 말로 사과문 낭독을 시작했으나 "저 자신 검사가 된 것이 후회스러울 정도로 제손으로후배검사들의 사표를 받고 그 가족들에게 평생 남을 고통을 안겨줬다"고 말할 때는 감정이 북받친 듯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그는 또 "이번 사건을 바라봄에 있어 법조인들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냉철한 이성을갖고 사태의 근본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가려내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흰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여 분위기를 숙연케했다.
김총장은 그러나 "오늘 이시점을 기해 검찰은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뿌리뽑고 국민이 기대하는새로운 윤리관과 직업의식을 확립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법조개혁을 다짐할 때는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7분만에 사과문 낭독을 마친 김총장은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을 빠져나갔으며 기자들의 잇따른 질문에도 일절 대답하지 않은 채 간부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무실로 직행했다.
○…김총장이 회의실을 떠난 직후 송 대전지검장과 김 대검감찰부장이 배석한 가운데 이 대검차장은 31쪽에 달하는 수사결과 발표문 중 요지만 설명하고 떠났으며 이어 송지검장과 김감찰부장이 부연설명을 하는 식으로 수사결과 발표가 진행됐다.
김 감찰부장은 대전 법조비리 사건 수사를 지휘해 온 대전지검 이문재 차장검사가 수사진행 과정에서 이종기(李宗基) 변호사로부터 떡값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것과 관련,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김부장은 "이차장은 공보관으로서 수사진행 상황을 보고받아 언론에 발표하는데 주력하고 수사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며 "특히 비리사실이 밝혀진 후 이차장을 수사팀에서 배제했다"고 거듭강조했다.
김부장은 또 "구체적인 수사계획, 관련자 조사, 신병처리 등은 수사본부가 설치된 대검과 대전지검이 협의해 결정했다"며 "이차장의 연루가 이번 수사의 공정성이나 투명성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사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진 김 감찰부장 등 수사실무진들은 기자들의 질문이 심재륜(沈在淪) 대구고검장과 관련된 사안에 집중되자 상당히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김부장은 질문이 이어질때마다 숨을 고르면서 대답을 이어갔고 김부장이 대답을 주저할때는 뒷자리에 배석한 이승구 대검중수1과장이 대신 답변에 나섰다.
30분 정도가 지나도 기자들의 질문이 그칠줄 모르자 배석했던 김윤성 대검공보관이 "이제 그만하자"며 제지, 회견이 마무리됐다.
○…김총장은 대국민 사과문과 별도로 검사와 검찰일반직 등 8천여 검찰가족에게 자신이 직접 작성한 서신을 보내 자신의 참담한 심경을 고백하고 검찰조직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김총장은 '친애하는 검사, 검찰직원 여러분'이라는 제목의 이 서신에서 "대전법조비리와 조직내의불미스러운 사태로 검찰과 법조계가 반세기 동안 피땀흘려 이룩해온 성과가 하루아침에 무너진것같아 안타깝고 비통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그러나 자부심과 긍지 하나로 헌신과 희생을 마다않은 검사와 검찰직원들을 치하하면서 특히 한마디 불평없이 희생을 감수해준 아내와 자녀 등 검찰가족들에 대해 감사와 함께 안타까운심정을 전했다.
또 앞으로 현실을 직시해 지혜를 모으고 자기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내하더라도 이 직분에 처음 입문했던 초심으로 돌아가 검찰의 미래에 확신을 가지자는 말로 검찰가족들을 격려했다.이 서신은 김총장이 며칠밤을 꼬박 새우며 고민한 끝에 완성한 것이라고 대검관계자는 전했다.
○…이종기(李宗基)변호사가 사표종용에 반발, 성명서 파동을 일으킨 심재륜(沈在淪)고검장에게A4용지 3장 분량의 사신(私信)을 보낸 것으로 밝혀져 주목되고 있다.
1일 검찰에 따르면 이변호사는 지난달 말 대검 감찰부 조사실에서 자신과 대질신문을 받고 있던대구고검 소속 남기춘(南基春)검사에게 갑자기 '할 말이 있다'면서 쪽지 3장을 써내려가더니 편지로 만들어 심고검장에게 전해달라고 했다는 것.
성명서 발표 당시 심고검장과 서울에 동행했던 남검사는 이 사신을 대구고검장집무실에서 심고검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변호사의 편지에는 심고검장이 자신을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진 사람"이라고 표현한 성명서 내용을 전면 반박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