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점에 가지 않고도, 두꺼운 책을 들고 다니지 않고도, 좋아하는 소설이나 만화, 전문서적 열권쯤을 손바닥 위에서 볼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등장한 전자책(e-Book)이 그 주역. 첫선을 보인지 불과 몇개월만에 세계 출판시장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머지않아 보편화될 전자책 시장 선점을 위해 미국과 일본의 전자업체들이 벌이는 경쟁은 이미 뜨겁게 달아올랐다.
전자책의 개념은 PC통신이나 인터넷에서 다운로드받는 책에서부터 CD롬에 수록된 책, 하드웨어형 전자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관심의 대상은 휴대형 컴퓨터처럼 액정화면에 책의 내용을 표시해주는 하드웨어형 전자기기다.
문고판 정도의 크기에 무게는 종이책보다 약간 더 무거우면서 버튼을 누르면 책장이 넘어가고 원하는 내용을 검색할 수도 있다. 현재 출시된 전자책은 약 4천페이지의 내용을 담을 수 있다. 종이책 열권 정도의 분량을 휴대할 수 있는 셈.
가장 먼저 선보인 전자책은 지난해 10월말 미국 실리콘밸리의 밴처기업 누보미디어가 내놓은 '로켓 e북(Rocket eBook)'. 뒤이어 소프트북 프레스가 가죽커버가 달린 호사스러운 디자인의 '소프트북(Softbook)'을 내놓았고 리브리우스(Librius)의 '밀레니엄 리더', '에브리북' 등이 가세하고 있다.
전자책은 대개 손바닥 정도 크기로 PC보다 두배정도 선명한 화면으로 내용을 전달한다. 20~30시간 사용할 수 있으며 어두운 곳에서는 내장된 라이트를 켜고 읽을 수 있다. 잠자리에서 책을 읽기 위해 옆사람의 눈치를 보며 불을 켜둘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필요한 책은 서점이 아니라 편의점 등에 설치된 자동판매기를 통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전자책의 등장은 종이나 인쇄술의 등장만큼 획기적이지는 않더라도 책장보다 스크린에 익숙한 청소년들에게 향후 보편적인 매체로 자리잡을 것이 분명하다. 기술발전으로 단말기나 다운로드 비용이 내려가면 급속도로 종이책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도 크다.
현재 보급을 가로막는 걸림돌도 바로 비싼 가격이다. 출시된 제품들은 200~500달러이며 다운로드비용은 책 한권당 20달러 정도다. 전문가들은 다운로드, 즉 전자책 소프트웨어 가격이 3~4달러 정도로 내려가면 보급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다른 문제는 읽기가 편하지 않다는 점. 컴퓨터 화면보다는 선명하지만 30분이상 쳐다보면 눈이피로해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한편으로는 아직 저자나 출판사와의 계약실적이 미미해 읽을 수 있는 책이 한정된데다 신간서적은 계약이 이뤄질 때까지 몇달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도 크다.
그럼에도 2002년쯤이면 전자책을 들고 다니거나 공원에서 전자책을 펴든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있을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이 적지않다.
출판업계의 경우 재고처리에 허덕이지 않아도 되고 절판 때문에 소비자를 실망시키는 상황도 피할 수 있어 전자책 등장에 반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종이책 교재를 사용하지 않는 대학도있으며 텍사스주 교육위원회는 올 가을 신학기부터 고교생들에게 교재로 전자책을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때문에 5년내에 전자책의 연간 시장규모가 25억달러에 이르리란 예상도 나온다.
하지만 전자책의 등장으로 종이책이 급격히 쇠퇴, 침을 바르며 책을 읽은 모습이 사라지리란 예측은 아직 일러보인다. 오히려 라디오와 TV가 공존하고 영화와 비디오가 함께 발전해온 것처럼종이책과 전자책도 서로의 장점을 살리는 쪽으로 성장하리란 의견이 대부분이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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