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굳게 입을 다물어 자물통으로 통하던 정태수 전 한보그룹 총회장이 92년 대선 당시 김영삼후보에게 150억원을 주었다고 증언했다. 지난 정권시절 검찰수사와 국회청문회가 있었지만 나오지 않던 이런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한보의 몸통이 밝혀지는 것이 아닐까하는 일말의 기대도 갖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우리가 겪은 환란의 주요원인 가운데 하나가 정경유착인데 한보의 몸통이 밝혀지면 바로 정경유착의 실상이 밝혀지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대선자금을 주었다는 것만 강조하고 한보의 몸통에 대한 심문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정치적 목적을 위한 청문회라는 비판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환란과 관계된 사실들을 밝히는 것이 이번 청문회의 목적이다.
그런데 이날 청문회는 정태수전총회장이 대선자금을 YS에게 주었다는 증언만 나오자 4시간동안심문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건강을 이유로 1시간만 하고 서둘러 돌려보내 버렸다. 환란의 원인을밝히려 하는 것인지 대야(對野)정치적 공세를 위한 명분찾기용인지 구분이 안된다.청문회가 증인의 증언은 듣지도 않고 의원들의 의견만 늘어놓는 일방적 진행으로 국민들은 흥미와 관심을 잃은지도 오래다. 이번 역시 여권의 정치적 목적만 달성하고 끝내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국민적 의혹을 떨쳐버릴수 없다.
김영삼 전대통령은 마땅히 경제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서 증언을 해야 한다. 대통령 책임제하에서 일어난 환란 인데 대통령이 증언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책임회피도 이만저만 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비리와 관련시켜 전임대통령을 청문회에 세워서는 얻는것이 없다. 당초 국민적 합의도 대체로 정책청문회이지 비리청문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비리청문회로는 파문만 크지 남는것이 없고 환란의 재발방지를 위한 정책적 지혜를 얻을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청문회에세우되 정책청문회를 위한 증인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정전총회장의 증언은 병보석이나 한보재기와 빅딜을 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리가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찍 돌려보내는등 그런 개연성 마저 있다. 이렇게 청문회가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듯한 인상을 주어서도 안된다.
전국민을 고통에 빠트린 경제위기가 아닌가. 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는 여권도 청문회에 불참하고있는 야당도 나라를 위한다는 자세로 청문회를 대해야지 정략적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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