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단의 거목 김춘수씨와 중진시인 신달자씨가 새 시집을 출간해 주목을 끈다.
한국시에 '무의미시'라는 지평을 연 시인 김춘수씨는 감성적 문체가 돋보이는 시집 '의자와 계단'(문학세계사 펴냄)을 냈다.
첫 시집 '구름과 장미' 이후 실존주의에 심취한 저자는 지난 52년 '꽃'을 발표하며 자신의 시세계를 본격적으로 구축하기 시작했다. 그는 60년대 중반부터 관념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언어파괴라는 극단의 작업에 몰입하며 실험정신을 선보였다.
이번 신작시집은 김춘수 시세계의 또다른 분기점을 나타낸다. 의도적 실험을 배제한 시를 통해인간 감성에 기댄 따스한 시 미학을 보여준다.
유년시절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서정적으로 묘사한 '놀', 인생의 긴 행로끝에서 지식과 정보가넘쳐나는 도회를 떠나 무지렁 나무 그늘이 있는 소박한 땅으로 돌아가자는 '책(冊)' 등을 담았다.연작시 '의자를 위한 바리에떼' 11편, '계단을 위한 바리에떼' 8편을 포함해 모두 66편을 실었다.신달자 시인이 6년만에 선보이는 시집 '아버지의 빛'(문학세계사 펴냄)은 현실적 감성을 잘 드러냈다.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삶과 시를 새롭게 조망하고 있다.
"우리집 제일 낮은 곳/현관/대들보 하나 서 있습니다/…/가장 어두운 곳 구석/자신의 분신 하나/간절한 염원으로 서 있습니다/아버지 한 생애 의지하던/낡은 지팡이 하나/역경의 손때 어리어리빛으로/살아나/그 사랑 절대 압축/하나의 별로/딸의 늦은 귀가를 비추시는/아버지/…"('아버지의빛 6'중에서)
이번 시들은 기존의 여성적 감성에서 벗어나 구체적이고 현실적 내용을 담았다. 저자는 서문에서"이 시집에 아버지에 대한 시가 많은 것은 가는 곳이 뻔한데도 바라만 보고 있었던 자책감의 그림자 때문이다"고 밝혔다.
경남 거창 출신인 저자는 '현대문학'지에 박목월 추천으로 등단, 시집 '봉헌문자' '겨울축제'' 모순의 방' '새를 보면서'등을 냈다.
〈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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