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한권 내더라도 작가 자비를 들여야 하는 지역 출판계. 이윤추구를 위해 이름난 중앙 작가나출판사 책을 진열대 앞자리로, 지역 작품의 경우 구석진 자리로 밀어낼 수 밖에 없는 서점가 여건. 더구나 한번 '떴다' 싶으면 중앙으로 휑하니 달음박질치는 문학인들.
지역 문학을 고민하고, 지역 문인 활동무대를 제공할 장이 절대 부족하다. '지역문학 활성화'를기치로 출발한 '사람의 문학' 동인은 그나마 이런 문단에 자그마한 샘물역할을 한다.계간 '사람의 문학' 발행인 정대호씨는 "'돈 안되는 문학'이란 인식을 벗어나야 한다"며 "문학이현실에 바탕을 두고 삶속에서 존재하며 삶의 정서를 담아낸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지역문학은 한단계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겨울호로 통권 20권째를 맞는 '사람의 문학'은 당초 지역 및 중견 작가 중심에서 젊은 작가들과 타지역 작가들까지 포괄하는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편집위원 세대교체를 통해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겠다"고 발행인 정씨는 '사람의 문학' 새 변모를시사했다.
'사람의 문학' 태동은 80년대 중반 무크지 홍수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80년대 군사독재시절 반독재 민주화와 분단현실 자각이란 명분아래 광주 '오월시', 대전 '삶의 문학' 등 무크지들이 쏟아졌다.
이때 대구와 청주지역 젊은 문인들을 중심으로 '사람의 문학' 전신 '분단시대' 동인이 태어났다.정씨를 비롯 배창환 · 김종인 · 김윤현 · 정만진 · 김용락씨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군사독재'란 하나의 사회적 걸림돌이 해소되면서 지난 94년 계간 '사람의 문학'으로 문학의 지평을 탈바꿈시켰다.
윤일현 · 권오현씨 등이 함께하고, 시 · 소설 · 평론 · 서평 등 다양한 작가와 다양한 장르를 담아냈다.
'사람의 문학' 동인은 최근 진보적 문학이념 표방과 아울러 신인을 포함 지역문인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분단인식과 반독재라는 틀을 넘어 현실사회와 개인적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담아낸다는게 문학 지향점이다.
이들은 앞으로 '대구민족문학회'와 함께 문학전반에 걸쳐 '작품읽기 토론회'도 개최할 계획이다.흩어져 있는 작품과 문인들을 꼼꼼히 챙기며 새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시도다.
이들은 순수 회비로만 계간지를 펴내 매년 적자에 허덕이지만 '지역문학 발전'이란 한가지 모토로 뭉치고 있다고 이들은 매주 목요일 도서출판 '사람'에서 머리를 맞댄다.
〈金炳九기자〉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