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명왕성 행성지위 보장받다

'지하세계의 제왕(Pluto)' 명왕성이 퇴출 직전에 되살아났다.

국제천문학회(IAU)는 최근 명왕성의 행성여부를 둘러싸고 천문학자들 사이에 수십년간 계속돼온논쟁에 대해 행성의 지위를 보장해야 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자칫 '태양계는 8개의 행성과 명왕성을 비롯한 수천개의 소행성으로 구성돼 있다'로 바뀔 뻔한 과학 교과서도 현재상태로남게 됐다.

문제는 지난 1930년 발견된 이 얼음덩어리를 태양계 9번째 행성으로 남겨둬야 할지 소행성과 같은 '마이너 행성'으로 분류해야 할지에 관한 것이었다.

명왕성을 행성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다른 8개 행성과 같은 특징을 갖춘 사실을 내세운다. 구형이고 태양 주위에 정해진 궤도를 돌며 카론(Charon)이라 불리는 위성이 있는데다 지구처럼 계절변화도 보인다는 것.

명왕성을 태양계 행성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믿는 이들은 다르게 주장한다. 우선 명왕성이 태양계 내 수성, 금성, 지구, 화성과 같은 지구형 행성에 비해 너무 작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과 같은 목성형 행성이 지닌 가스상태의 특징적인 모습도 없다.실제로 명왕성은 70%의 암석과 30%의 얼음으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크기도 직경 2천250여km에 불과해 달의 2/3에 불과한 형편. 게다가 다른 행성이 원에 가까운 공전궤도를 도는데 반해명왕성은 248년이 걸려 타원형의 궤도를 1회전한다.

공교롭게도 명왕성은 태양계 행성의 지위를 보장받자마자 궤도상에서도 제 위치를 찾게 된다. 명왕성은 해왕성보다 멀리 있지만 타원궤도인 탓에 최근 20년 동안은 해왕성보다 안쪽에 위치했다.11일은 바로 명왕성이 해왕성보다 바깥쪽으로 멀어지기 시작하는 날이다.

명왕성의 행성 잔류를 가장 기뻐하는 곳은 미국의 로웰 천문대. 1930년 2월 18일 클라이데 톰보가 명왕성을 발견한 곳이다. 로웰 천문대는 오는 20일을 '명왕성의 날'로 지정, 다양한 행사를 갖기로 했다.

▨어둡고 차가운 별 명왕성

명왕성의 이름은 '플루토'다. 로마신화에서 지하세계를 지배하는 신의 이름(그리스신화의 하데스)이다. 하데스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다 태양계에서 가장 멀리 어둡고 차가운 곳에 위치한 점이 반영됐다.

명왕성은 과학자의 계산실수로 발견됐다. 천왕성과 해왕성의 움직임에 근거해 해왕성의 궤도를예측하는데 오류가 생긴 것이다. 뭔가 새로운 천체가 있어야 했다. 그러던 차에 톰보가 우연히 명왕성을 발견하기에 이른 것이다.

명왕성은 아직 인류가 만든 우주선이 한번도 방문해 보지 못한 행성이다. 허블망원경 조차도 희미한 상을 잡아낼 수 있을 뿐이다.

명왕성의 대기는 질소에 일부 일산화탄소, 메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극도로 희박하기때문에 태양 가까이 왔을 때를 제외하고는 얼어 있다. 표면온도는 섭씨 -228~-238도로 추정된다.

▨지하세계의 뱃사공 카론

명왕성의 위성 카론은 죽은 자를 배에 태워 망각의 강을 건너 지하세계로 보내주는 뱃사공의 이름을 땄다. 1978년 카론이 발견되기 전만 해도 명왕성의 크기는 현재보다 훨씬 크게 생각됐다. 카론과 명왕성이 한데 뭉쳐 흐릿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카론은 주행성과의 상대적 크기가 태양계내 어느 위성보다 크다. 때문에 일부 학자들은 카론이명왕성의 위성이라기 보다 쌍행성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명왕성과 카론은 서로의 질량중심을 똑같은 주기를 갖고 돌기 때문에 항상 같은 면을 대한다. 카론의 크기, 질량, 구성성분, 대기 등에대해선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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