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아, 아빠 왔다. 성경책 읽어줄테니까 잘 들으렴"
대구시 달서구 두류3동파출소 김경철(36)경장은 비번날이면 어김없이 네살바기 딸이 있는 병원중환자실을 찾는다.
아빠에게도 한번에 30분밖에 허락되지 않는 짧은 면회시간. 매번 성경책을 들고 가보지만 정작민정이는 아빠를 알아보지도, 성경책 읽는 소리를 들을 수도 없다.
코와 위장을 연결해 음식물을 내려보내는 고무 튜브와 인공호흡기. 벌써 석달째 의식을 잃은 어린 생명은 의료장비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다.
선천성 심장병을 앓아온 민정양은 석달 전 심장수술의 부작용으로 뇌에 손상을 입어 식물인간이돼버린 것이다.
"아프지만 않았다면 지금쯤 다른 아이들처럼 한참 뛰어놀고 있을텐데…"
김경장은 천방지축 뛰어다니는 말썽꾸러기들을 보면 저절로 한숨이 나온다. 딸의 투병이 길어지면서 가까스로 장만한 집마저 헐값에 처분하고 지난 6일 처가로 이사했지만 실낱같은 '희망'만은처분하지 않았다고 했다.
"누가 뭐래도 민정이는 다시 일어날 겁니다. 지금은 아빠가 읽어주는 성경말씀을 듣지 못하지만언젠가 함께 감사기도를 드릴 날이 오겠지요"
순찰근무를 마친 11일 오후, 김경장은 또 이웃 교회에서 성경책을 빌려 중환자실로 향했다.〈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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