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 가톨릭상지대 훈훈한 미담

학사모 쓰고 사진 찍는 것이 고작인 대학 졸업식. 그러나 아들, 딸이 공부한 대학에 아버지들이감사의 뜻으로 장학금을 쾌척해 감동을 주는 일도 있다.

11일 오전 안동의 가톨릭상지대 서무실. 딸의 졸업식에 나온 박영택(51· 예천읍 용산 2리)씨는몇 번 망설이다 문을 노크했다.

박씨는 주머니에서 꼬깃 꼬깃 뭉친 21만원을 꺼내 직원에게 전했다.

"적은 돈이라 너무 부끄럽지만 장학금으로 받아 주십시오. 소 값 파동만 겪지 않았더라면 이 돈의 10배 아니 100배도 기꺼이 낼텐데…. 앞으로 알뜰히 농사 지어 성의껏 장학금을 내겠습니다"뜻있게 쓰겠다는 직원의 인사말이 채 끝나기 전에 박씨는 딸(박신애· 간호과)의 졸업식장으로황급히 사라졌다.

정책자금으로 농사를 짓다 실패해 끼니조차 걱정되던 지난 3년간 전액 장학금으로 딸을 공부시켜주고 취업까지 도와준 데 대한 아버지의 작은 보답이다. 이를 알게된 딸도 앞으로 월급을 쪼개아버지의 뜻을 따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10일엔 양봉규(55· 인천시 남구 도림동)씨가 류강하 학장에게 장학사업에 써달라며 백암온천 인근의 시가 1억8천만원짜리 땅을 기부했다.

"사회성이 부족한 아들(양종원· 전자과)이 낯선 곳에서 훌륭하게 성장해 사회에 진출할 수 있게된 것은 교수님들의 정성어린 보살핌 덕택입니다"

대학측은 두 학부모에게 감사패라도 전달하려 했지만 이들은 갖은 말로 사양했고 이름조차 밝히기를 꺼렸다는 것.

류 학장은 "각박한 세태지만 나눔의 마음은 이렇게 살아 있어 사람들을 감동시킨다"며 두손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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