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시작되는 13일 지역 극장가에 무려 8편의 영화가 한꺼번에 개봉돼 휴일 관객을 손짓한다. 한국영화의 강세속에 남녀간·모녀간의 가슴 훈훈한 사랑이야기, 호쾌한 액션, 미스터리, 공포등 내용도 다양해 관객들의 입맛을 돋우고 있다.
★쉬리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초대형 액션영화. 총제작비 28억원, 촬영기간 6개월, 스태프 80여명, 엑스트라 3천여명 등 이전 한국영화와 비교할 수 없는 제작규모를 자랑한다.비밀정보기관 OP의 특수요원 유중원(한석규)과 이장길(송강호)은 잇따른 요인암살사건에 대한 제보를 제공하겠다고 자처한 무기밀매상이 저격당하자 북한 특수8군단이 사건에 개입됐음을 눈치챈다.
이들은 암살범의 행적을 추적하다 박무영(최민식)의 북한 특수8군단이 신소재 액체폭탄 CTX를탈취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의 테러작전을 막기 위한 필사의 추격전을 벌인다.'은행나무 침대'의 강제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출연배우들에 대한 한달간 무술훈련과 컴퓨터특수효과로 통쾌한 액션을 살려냈다. 유중원과 이명현(김윤진)의 운명적인 사랑은 영화에 감칠맛을 낸다.
(만경관)
★화이트 발렌타인
'편지'와 '약속'을 히트시킨 인기스타 박신양이 이번엔 비둘기 통신으로 전지현과 사랑을 싹틔운다. '미스터 콘돔' '짱' 등을 발표한 양윤호 감독의 네번째 작품.
철부지 소녀 정민(전지현)은 교사인척 하며 군인아저씨 박현준(박신양)과 위문편지를 주고 받는다. 현준은 휴가길에 정민을 만나러 오지만 정민은 용기있게 나서지 못하고 둘은 스쳐간다.세월이 흘러 스무살이 된 정민의 동네로 서른살이 된 현준이 이사와 새 가게를 차린다. 현준은사고로 세상을 떠난 옛 애인을 향해 비둘기 통신을 날리고, 우연히 그 비둘기 통신을 손에 넣은정민은 답장을 띄우면서 통신을 날린 현준이 바로 과거의 군인아저씨였음을 알게 된다.(대구극장)
★마요네즈
죽어가는 남편의 병상에서 마요네즈로 머릿결을 가꾸는 엄마.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제를 "여자는 사랑없는 결혼을 하면 평생 불행하다"고 믿는 엄마.
사사건건 딸에게 투정하고 시비를 거는 엄마와 이를 혐오하는 딸의 사이엔 마요네즈가 '미용'인지 '식용'인지에 대한 생각 차이만큼이나 '전쟁'이 불가피하다.
해외출장으로 남편을 떠나보낸 딸(최진실)의 집에 갑자기 들어닥친 엄마(김혜자)와 딸의 갈등을다룬 영화로 '바리케이드'를 연출한 윤인호 감독의 두번째 작품.
개인 교습까지 받는 열성으로 억센 부산 사투리를 구사하는 김혜자는 16년만의 영화 나들이로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상과 전혀 다른,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고 당당한 새로운 어머니상을 펼쳐보인다.
(명보, 씨네아시아, 중앙시네마)
★연풍연가
운명적인 사랑이란 없다. 적당한 우연, 강철같은 의지와 끈질긴 노력으로 사랑은 만들어진다. '장산곶매' 출신 박대영 감독의 데뷔작인 멜로영화 '연풍연가'는 이렇게 사랑을 풀어낸다. 그래서 이영화엔 격정적인 러브스토리나 최루성 비극은 없다.
아물지 않은 가슴의 생채기를 안고 제주도로 흘러든 태희(장동건)와 제주도에 여행온 육지 남자는 늘 떠날 궁리만 한다는 어른들의 얘기를 들으며 자란 영서(고소영). 우연히 제주공항에서 소매치기로 인해 인연을 맺게 되는 두사람은 곳곳에서 스치듯 지나치며 서서히 사랑을 싹틔우게 된다.
첫 한국여성촬영감독인 김윤희씨가 카메라에 잡은 제주도의 가을 풍경은 서서히 익어가는 사랑만큼이나 눈길을 끈다. (제일극장)
★빅 타임
'러시아워'로 미국에서 대성공을 거둔 성룡이 홍콩에서 만든 영화. 경찰이나 정보요원이 아니라돈 많은 플레이보이로 변신한 성룡의 코믹 연기가 폭소를 터뜨린다. 후반부에 집중된 액션장면도코믹하게 처리됐다.
주식투자가인 자오(성룡)는 카레이스, 스카이 다이빙, 모터보트를 즐기는 이름난 바람둥이. 한편대만의 시골처녀 부(서기)는 바닷가에서 주운 유리병에 담긴 '당신을 기다린다'는 내용의 편지와주소를 보고 무작정 홍콩으로 향한다. 그러나 편지의 주인공은 동성연애자 알버트(양조위). 부는CF감독인 알버트를 따라 촬영현장에 놀러갔다 몰래 데이트를 즐기는 자오를 보고 한눈에 반해그의 관심을 끌려고 위험한 상황을 꾸며낸다.
여성처럼 머리에 핀을 꽂고 얼굴에 팩을 바르는 양조위의 이색 연기와 주성치의 깜짝 출연이 웃음을 선사한다. (아카데미, 중앙시네마)
★사랑이 머무는 풍경
선천적 시각장애인이 연인의 사랑을 통해 세상의 빛을 다시 보게 되는 과정을 그린 실화에 기초한 어윈 윙클러 감독의 로맨스물.
이혼한 남편과 공동으로 설계사무소를 경영하는 건축가 에이미(미라 소비노)는 일과 스트레스에중독된 뉴요커. 동료의 권유에 떠밀려 휴양지에 간 그녀는 영혼의 매듭까지 풀어주는 손길을 지닌 안마사 버질(발 킬머)을 만나 강렬한 사랑에 빠진다.
한살때 시각을 잃어버린 버질은 자신의 작은 세계에 만족하고 평화로운 생활을 영위하는 남자.그러나 에이미의 권유로 개안수술을 받고 시각이 돌아오지만 눈에 보이는 영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어려움과 직면한다. 결국 사랑의 힘으로 버질은 세상의 아름다움에 익숙해지지만 다시 암흑이 찾아오는 고통이 이어진다. (자유극장)
★나는 아직도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지난해 개봉돼 인기를 끈 공포영화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의 속편. 전편과같은 주인공이 등장하고, 사체가 발견되지 않은 살인마가 돌아온다는 설정이 낯익다. 그러나 대니캐넌 감독은 새로운 공포를 끌어내기 위해 폭풍우가 몰아치고 배도, 전화도 없는 외딴 섬 작은어촌 마을로 무대를 옮겼다.
벤 윌리스란 사내의 사체를 유기한 비밀을 간직한 줄리와 레이. 비밀을 공유한 네 친구 가운데두명이 살해되는 악몽같은 여름을 보낸후 다시 1년이 지났다. 어느날 줄리의 대학친구 칼라가 라디오 퀴즈프로그램에 당첨돼 바하마섬 4인 공짜 여행권을 얻어 줄리와 칼라는 남자친구와 함께여행을 떠나는데…. 제니퍼 러브 휴이트, 프레디 프린즈 주니어 등 출연.(씨네아시아)
★오픈 유어 아이즈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가상일까? 데뷔작 '떼시스'로 유럽영화의 기대주로 떠오른 27세의 젊은감독 알렉한드로 아메나바르의 '오픈 유어 아이즈'는 꿈과 현실, 가상과 실제를 넘나드는 이야기구조로 혼돈에서 살아가는 방법은 바로 '눈을 뜨는 것'임을 강조한다.
지난해 도쿄국제영화제 대상 수상작으로 로맨틱한 사랑이야기에 공상과학과 심리 스릴러를 영화한편에 중첩시켰다.
잘 생기고 돈 많은 플레이보이가 처음으로 사랑을 느끼자마자 자동차 사고로 얼굴이 망가지는 등최악의 절망에 부딪치면서 무엇이 자신의 인생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는지 찾아 헤매는 복잡미묘한 상황을 치밀하게 그려나간다. (자유2극장)
〈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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