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윤리교사자격증은 철학과에서 나왔는데 전두환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 자격증은 국민윤리학과로 넘어갔다.
지난해 한국철학회는 이 '빼앗긴 자격증'을 재탈환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기로 선언을 했다.그러나 이 자격증이 어느 과에서 나와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정당성에 더해 밥그릇 싸움까지 겹쳐 당분간 쉽게 해결이 나오지는 않을 듯하다.
서양철학사를 보면 많은 분과학문들이 철학에서 빠져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리학이 18세기,심리학이 19세기, 언어학이 20세기에 나름대로 과학의 옷을 걸쳐 입고 분가를 해버렸다. 그렇다면다가오는 21세기에는 무슨 학문이 빠져나갈 것인가라고 물을 수 있겠다. 나는 그것을 윤리학이라고 본다.
철학내에 있었던 제 학문들에 비하면 윤리학은 여전히 무조건 인간이 착하기만을 바라는 식의 사회계몽을 강조하는 미개한 구석이 있다고나 할까. 이 미개함은 '윤리·도덕은 학문이 아니다'라는통념에서도 나타나다시피 윤리학에 보다 본격적인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한사례가 된다.
최근의 구미철학계의 '의사소통이론'은 '이성적 대화'의 가능성이 사회윤리의 제반문제를 광범위하게 조율하기를 바라며, 철학에서 윤리학이 떨어져 나가게끔 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윤리학에서의 일방통행식인 도덕지향주의를 종식시키고 윤리를 과학으로 보려는 이 본격적 태도는 옳고 그름의 이분법을 이성으로 해소해보려는 인류의 의지가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이제 이러한 의지가 논란이 되고 있는 윤리교사자격증의 자격문제마저도 이성적인 대화를 통해최선의 합의에 이르도록 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영남이공대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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