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홈토피아-대구포럼 대표 배덕수씨네

남자는 결혼생활이나 자녀들을 희생양 삼아 직장일에 자신을 다 소모하도록 길들여져있다구요? 승진과 더 많은 급료를 위해서라면 가정이 완전히 파괴되더라도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게 남자·남편·아버지라구요? 감히 "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할 아버지가 그리 흔치는 않을 것 같은 세상이다.

그런데도 삶의 중심에 가족과 자녀들을 온전히 세워놓고, 공부나 출세가 아니라 화목한 가족을 위해 서로 시간을 쪼개고 삶을 나누면서 최선을 다하는 가정은 보기만 해도 흐뭇함을 선사할 것 같다.

바로 대구포럼 대표 배덕수(43·대구시 달서구 대곡동)씨네가 그렇다.

가장 배덕수씨를 중심으로 아내 이미득(41)씨와 자녀들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가정을 행복한 낙원으로 매 순간마다 가꿔나가고 있다.

아버지 배씨와 어머니 이씨는 어떤 의미에서는 원시인(?)이다. 산아제한이 시작된지가 언제인데 자녀를 축복으로 여겨서 산아제한이나 인공피임을 하지 않아 한세대 전인 어머니 세대에서나 봄직한 다섯 자녀를 두었다.

다섯째 상빈이를 낳고서야 "정말 여유를 갖고 자식을 키울 수 있게 됐으며, 자식 귀한 줄을 이제야 알겠다"고 털어놓는 어머니 이씨는 특유의 양보심과 수용적인 마음가짐으로 완벽을 추구하는 남편 배씨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가족울타리를 튼튼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삶의 가치는 현대인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경쟁심과 효율성이 아니다. '내것 성취'보다는 '가족이 함께 발전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며, 미래의 무엇을 달성하기 위해 희생하기보다는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하는게 독특하다.

"공부나 성적보다 인간 됨됨이가 더 소중하다"고 말하는 배씨는 부모로서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게 시간을 나눠주는 일이라고 믿고 실천한다. 자연히 불필요한 사회생활, 술과 오락성으로 물들기 쉬운 사교문화는 사절한다.

부모들이 '과외'로 즐길 수 있는 생활을 줄여서 만든 저녁 몇시간은 자연히 다섯 자녀들의 몫이다. 매주 화요일, 예술마당 솔에서 열리는 한국화교실에 부부가 나란히 참가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늘 자녀들과 함께 있다.

자녀들도 스스로 원하는 예·체능 한가지 외에 다른 학원에는 일체 다니지 않는다. 인간의 도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아버지의 철학이 자녀들을 공부 올가미에서 해방시키고, 자율성을 무럭무럭 자라게한다.

매주 월요일에 열리는 '가정의 밤'시간. 온가족이 둘러앉아 믿음도 나누고 활동(놀이)도 하는 가정의 밤이면 일곱 식구가 골고루 역할을 분담하며, 서로 생각들을 나눈다. 얼마전, '자제심'을 주제로 열린 '가정의 밤'시간에는 맏딸 진희(중2)가 사회를 보고, 차남 상재(초5)가 지휘, "나, 너 사랑하듯 서로 사랑해~"로 시작하는 노래를 불렀다. 막내 상빈이가 칭얼대며 형과 누나들을 툭툭 건드려도 형과 누나들은 웃음으로 받아넘기며 가정의 밤에 몰입한다.

"남편과 아내는 부모로서 자녀들의 잠재력을 개발해주는 것"이라는 배씨는 돈·명예·출세 대신 의로움과 사랑으로 가정을 지상낙원으로 만들고 있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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