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남용이 또 다시 국민의 관심거리다. 누구나 한번쯤 아플때마다 항생제 투여문제로 염려스럽고 혹시나 치명적이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해 보지만 결과적으는 아무런 거리감 없이 태연하게 사용하는게 현실이다.
문제는 그런 환자를 보고도 너나 없이 너무 당연시 하는 풍조다. 간혹 이렇게 많이 먹어도 괜찮으냐고 묻지만 그 내면에는 먹어야 한다는 논리가 대부분 깔려있어 항생제 남용은 자연스런 치유법으로 오인되기 십상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일 항생제의 대표격인 페니실린 내성률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84%(페니실린을 투여할 경우 100마리 세균중 84마리가 살아남는다는 뜻)로 세계최고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 조사는 서태평양지역 12개 국가를 대상으로 폐렴이나 뇌막염의 원인균을 조사한것인데 부끄럽게도 이들 나라중에는 한국이 1위를 차지했다.
항생제 남용문제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의약분업 실시를 놓고 당국이 헤매고 있는 사이에 세계보건기구에서 이같은 수치를 발표했다는것은 매우 의미가 깊다.
정부와 여당과 의사회, 약사회가 다들 입장을 표명하면서 심사숙고 하겠지만 혹시나 국민건강을 담보로 밥그릇 싸움이나 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꼼꼼히 따져볼 일이다. 만약 정치적인 속셈이 이곳에까지 미친다면 이는 엄청난 죄악이 된다.
의료관계자들은 항생제 남용이 의약분업과 결코 무관치 않다고 본다. 현재의 의약품 판매관행은 의사의 정확한 진단이나 처방 없이 아무 약국에서나 항생제를 구입할 수 있다. 항생제뿐 아니다.
스테로이드제나 습관성의약품 등 소위 전문의약품들이 마구잡이로 판매되고 구입이 가능하다. 물론 약품마다 과용이나 남용등에 대한 경고문을 삽입은 하고 있지만 문제는 이런 문구에 개의치 않고 사용하고 있다는데 있다. 마치 담뱃갑에 실린 흡연경고문이 애연가들에게는 등한시 되고 있는것과 다름아닐 것이다.
항생제 내성이란 세균이 스스로 항생제에 대항해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이 키워진 상태다. 그 때문에 남용에 따른 내성이 생겼을 경우 환자는 꼭 항생제가 필요해도 그 내성때문에 불치환자가 되기 쉽다.
이는 환자 자신의 잘못도 큰 원인이지만 환자를 이렇게 방치한 제도적인 미비도 함께 지적되어야 한다. 의약분업이 정확하게 실시되고 있었다면 이같은 오명도 사전에 충분히 씻을 수 있는 문제다.
만나는 사람마다 『밥 먹었나』로 인사하던 시절은 사라지고 대신 『건강하지요』라는 인사가 부쩍 많아진 세태에 다시한번 강조 하지만 국민건강은 무엇보다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그것은 의약분업 실시를 정치적인 논리로 해석해 국민의 실망을 안겨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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