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원로 정정식화백 열여섯번째 개인전 준비

"비록 몸은 늙었지만 여전히 붓잡은 손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고령에도 쉼없이 창작열을 불태우는 원로 서양화가 정점식(鄭點植·82) 화백. 열여섯번째 개인전(30일~4월13일, 대백프라자 갤러리)을 준비하고 있는 그에게선 그의 '젊은 작품'처럼 나이를 잊은 만년 청년화가의 분위기가 묻어난다.

"내 그림이 어렵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서 이번엔 좀 풀어서 그렸습니다. 붓가는대로, 마음대로 그려봤는데 어떨는지…"

'근작전'이라는 타이틀을 붙일 계획인 이번 작품전에는 96년부터 현재까지의 작품들 특히 98~99년도 신작들을 중심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혼돈과 모호함, 다양성이 뒤섞인 포스트모던의 현 시대상황속에서 작가가 걸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자기작업의 중요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즉 나무의 형상을 뚜렷하게 보여주기보다는 나무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

이번 작품에서는 선, 면 등으로 이루어진 형체를 과거보다 더 헝클어뜨리고 해체했다고 밝혔다. 그의 작품엔 늘 인간과 자연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원시종교적 향수가 녹아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흔히 서정적 추상화로 불려지기도 한다.

정화백은 캔버스를 마주할때 늘 한마디의 말을 떠올린다. '예술은 먼데서 온다' 피카소의 말처럼 상상의 무한한 바다를 항해하다보면 운명처럼 마주치게 되는 어떤 것이 붓잡은 손에 힘을 더해준다고 믿는다. 늘 같은 것을 되풀이 그리는 것은 죽은 그림이며 작가는 언제나 새로운 것을 추구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원래 지난해 11월 전시장까지 예약했던 작품전을 지난 10월 은관훈장을 받으면서 '상에 의지해 작품전을 여는것 같은 인상을 주기 싫어서' 3월말로 미뤘다.

1917년 성주태생인 정화백은 41년 일본 교토회화전문학교를 나와 계성중고교와 계명대 교수를 거쳤다. 현재 계명대 미대 명예교수로 매일 오전 연구실에 출근하며, 이번 학기엔 대학원 창작실기를 가르친다.

〈全敬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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