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종필총리 1주년 기자간담회

'약속과 신의 저버리면 공동정권 유지못한다'

취임1주년을 맞은 김종필(金鍾泌)총리가 2일 기자간담회에서 '연내내각제개헌'에 대한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김총리가 이날 내뱉은 여러 말들은 듣기에 따라서는 자기다짐같았고 때로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 대한 공개적인 압박으로도 들렸다김총리는 말을 아끼려는 듯 했으나 나중에는 "무엇이든 물어보라"며 준비한 말을 다했다. 화제가 '내각제'로 모아져도 김총리는 '권력의 속성', '약속', '신의' 등을 거론하면서 비껴서지 않았다. 내각제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을 뿐 김총리의 모든 말은 내각제주위를 빙빙 돌고있었다.

"아직 공동정권의 위기가 없었으나 (내각제개헌)약속사항을 어떻게 하느냐 그 때가 모멘트가 될 것"이라는 그의 말은 '경고'처럼 들렸다. 이제까지의 내각제에 대한 그의 발언중 가장 수위가 높은 것이다.

그는 '만년 2인자였으므로 결단력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망설이지않고 곧바로 반박했다. "모르는 얘기하지 마라"며 손을 내젓고는 "결단력이 없다면 어떻게 95년 YS와 결별하고 민자당을 뛰쳐나갔겠느냐. 결단력 없이 5.16을 꾸밀 수 있었겠어. 다만 나의 정치철학은 내가 다하겠다는 것이 아니다"고 변명했다.

김총리는 이어 내각제에 대한 수위를 더욱 높였다. "목표를 설정하고 한가지 성취할 것이 있어서 못참을 걸 참고 여기까지 왔다"면서 "무엇을 하고 정계를 떠날지 두고보면 알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을 향한 충고로 해석될 법한 얘기도 주저하지않았다. "역대정권은 과욕때문에 망했다" "세상이치는 순리로 풀어야하는데 역천자(逆天者)는 죽고 순천자(順天者)는 흥한다"

또 그는 지난 해 12월18일 대선승리1주년 기념식에서 언급한 적이 있는 '약속과 신의론'을 다시 들고 나왔다. "약속해서 39만표를 더 얻어 집권했다. 약속과 신의를 저버리면 공동정권을 유지하지 못한다"

어쨌든 김총리는 이날 정국의 최대변수인 연내 내각제개헌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마치 김대통령이 들으라는 듯 거침없이 쏟아부었다. 스스로 "우리 경제재도약의 성패가 올 상반기에 달려있다"고 전망한 것처럼 연내 내각제개헌여부도 상반기중에 가닥이 잡히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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