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설노동자들의 하소연

"공공근로 확대하여 일자리를 보장하라" 2일 오전 대구시 중구 대구시청앞 광장. 대구지역 건설노동조합 소속 100여명의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쳐대고 있었다. 이들은 수개월째 일자리를 잃은 상태에서 답답한 나머지 거리로 진출하게 된것.

집회를 주도한 건설노조 사무국장 최신현(53)씨는 격앙된 어조로 "건설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노숙자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일자리가 끊긴지는 오래고 모아둔 돈은 바닥이 났는데도 대책 하나 마련해주지 않으니 어쩌란 말입니까"라고 외쳤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30대 후반의 다른 참가자도 "정부는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하지만 체감경기는 지난 해보다 더욱 나쁘다"며 "노숙자가 된 일부 노동자들이 폐인으로 전락하는가 하면 가정도 깨지고 자신의 몸조차 추스릴 수 없다"고 울먹였다.

이날 집회에서 건설노동자들은 대구시에 대해 서울, 경기, 부산 등지에서 시행되고 있는 숲가꾸기 공공근로사업 실시와 실직 건설노동자들의 쉼터 마련등 몇 가지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건설노동자 대표들은 대구시 실무 책임자와 만나 수시간 이야기를 나눈 끝에 약간의 소득을 얻게 됐다. 대구시가 이들에 대해 공공근로사업을 3월까지 연장해주기로 하고 숲가꾸기 사업을 벌일 수 있도록 산림청에 협조공문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는 것.

오전 10시에 모여 5시간만인 오후3시쯤 이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이날의 집회를 통해 작은 성과를 얻었으나 그들의 어깨는 여전히 처져 있었다.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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