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辛格浩) 롯데그룹회장의 선친 신진수(辛鎭洙·73년 작고)씨의 시신 일부를 도굴한 뒤 금품을 요구한 용의자가 4일 경찰에 붙잡혔다. 또 도굴범에 의해 도난당한 시신일부가 사건발생 3일만인 7일밤 11시 경찰에 의해 회수돼 유족들 품으로 되돌아 왔다.
대전동부경찰서는 이날 용의자 임종순(任鍾淳·34·다방업·대전시 대덕구 오정동)씨를 붙잡아 범행 일체를 자백받고 분묘 발굴 사체영득 및 공갈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달아난 주범격인 정금용(39·대전시 대덕구 오정동 한남아파트·특수강도 등 전과6범)씨를 전국에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임씨는 "정씨가 모든 범행을 계획했으며 정씨가 돈이 필요한 것 같았다" 고 말했다. 경찰은 임씨가 협박전화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점을 감안, 정금용씨외에 공범이 더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유족들은 이날 오후 대전에서 경찰로부터 도난됐던 시신일부를 이날밤 11시쯤 나머지 시신이 안치된 울산시 언양읍 언양보람병원으로 운반했다. 신씨의 시신은 8일 봉합작업이 끝나는대로 빠른 시일내 울산시 언양읍 선산에 다시 안장할 예정이다.
▲검거 및 시신회수=경찰은 지난 5일 대전시 대덕구 중리동 일대에서 잇따라 범인의 협박전화가 걸려온 사실을 중시, 부근을 중심으로 탐문수사를 벌이던중 7일 오전 4시쯤 범행에 사용된 대전 1호 20××호 프린스승용차를 이들에게 빌려준 김모씨의 제보를 받고 오전 8시쯤 대전시 대덕구 중리동 김씨집 앞에서 임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임씨를 추궁, 대전시 대덕구 오정동에 있는 임씨가 운영하는 흙다방 3층 옥상에서 신진수씨의 시신 일부도 발견, 대전중앙병원 영안실에 안치했다가 이날 오후 4시 신춘호 농심회장과 신준호 롯데햄우유부회장, 신선호(일본서 사업)씨등 신회장 동생 3명에게 인계했다.
유족들은 이날밤 시신을 울산언양보람병원으로 운반, 병원측과 시신봉합과 장례절차를 논의했다.
시신은 발견 당시 검정색 비닐봉지와 마대 등으로 4-5겹이나 싸여 있었으며, 보존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과정=경찰조사 결과 임씨 등은 지난 1일 김씨에게서 빌린 흰색 프린스 승용차를 타고 신회장 선친의 묘가 있는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구수리 충골산을 사전답사한 뒤 3일 오전 대전시 대덕구 오정동 모 공구상에서 묘지 도굴에 사용할 곡괭이 등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묘소 주변의 목격자들이 "설날 이전에도 묘소를 물어봤다는 30대 남자 2명이 있었다"고 말한 점을 중시, 용의자들이 한달전 부터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범인들은 이어 같은날 오후 2시쯤 대전을 출발,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오후 5시쯤 언양 톨게이트에 도착해 부근 아파트에 차를 주차시켜놓고 저녁식사를 했다.
이들은 오후 8시쯤 신회장 부친의 묘가 있는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구수리 춘골산에 올라가 5시간여 동안의 도굴작업 끝에 다음날인 4일 오전 1시쯤 시신의 일부를 수습, 대전으로 돌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동기=임씨는 경찰에서 "사회에서 만나 의형제처럼 지내 온 정씨가 이 사건의 모든 범행을 계획했으며 정씨가 돈이 필요한 것 같았다"며 정확한 범행동기에 대한 진술을 회피했다.
임씨는 시중 서점에 나와 있는 "'신격호의 비밀'이라는 책을 보고 신회장 부친의 묘소 위치 등을 확인, 범행대상으로 삼았고 정씨외에 더이상의 공범은 없으며 협박전화를 건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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