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덕일·이희근씨 우리역사의 수수께끼

'왜(倭)는 한반도 남부지방에 존재했던 세력으로 이들이 나주 반남고분군의 주인공이며 5세기 무렵 고구려 광개토대왕으로부터 큰 타격을 입고 일본열도로 건너가 일본천황가의 시조가 됐다…'

한일고대사를 둘러싼 여러가지 미스터리에 대한 색다른 해석들이 책으로 묶여져 나왔다.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의 젊은 역사학자인 이덕일(숭실대 강사)·이희근(단국대 강사)씨가 함께 펴낸 '우리역사의 수수께끼'(김영사 펴냄)가 화제의 책. 기존 사학계에 큰 파문을 일으킬만한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역사의 고정관념을 깨는 34가지의 새로운 주장들을 조목조목 밝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역사의 오해와 진실은 과연 무엇인가? 먼저 한국사 최고의 미스터리로 손꼽히는 왜(倭)의 존재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나주 반남고분군의 주인공이 마한세력이거나 백제 지방호족일 것이라고 막연히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들 소장학자들은 고분의 규모와 외형, 매장방법, 봉토주위의 도랑 등을 볼 때 한반도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특이하다는데 관심을 기울인다.

이를 종합해볼 때 고분의 주인공은 마한세력이 아니라 고대 한반도 남부지방에 존재했던 왜와 결부시켜 풀어가고 있다.

당시 왜는 한반도 남부일대에 중심을 둔 채 신라와 백제의 왕자를 인질로 잡을 만큼 강력한 정치집단을 구축하다 고구려에 토벌돼 일본열도로 쫓겨간 동이족의 한 갈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제 조선총독부의 발굴조사 결과와 '삼국지' 위서 한전, 삼국사기, 일본서기 등에 나오는 기사를 그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또 서기 400년 신라에 침입한 왜를 물리치기 위해 광개토대왕이 5만의 병력을 보냈다는 만주 집안현의 호태왕비 비문을 예로 들어 왜가 한반도 남부지방에 존재했다고 전제한다면 비문조작등 구구한 학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역사학계의 통설을 반박하는 이같은 대담한 주장과 함께 이 책은 일반인들의 역사상식을 바로 잡아주는 사실들을 흥미롭게 풀어쓰고 있다. 실존인물 홍길동이 떼도둑 두목이었으며 난봉꾼 양녕대군은 스스로 왕위를 버린게 아니라 쫓겨난 것이고 원균은 이순신의 공을 가로챈 졸장이 아니라는 것 등이다.

이와 함께 한국사학계에 통용되고 있는 고조선 멸망 이후 삼국시대 이전까지를 가리키는 '원삼국시대'라는 용어는 삼국사기가 심어놓은 고정관념이며, 당시 우리 민족의 활동무대였던 만주와 한반도에는 삼국이외의 수많은 국가들이 존재했기 때문에 '열국시대' '전국시대'가 오히려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역사학자들은 "우리사회에 의외로 잘못 알려진 사실이나 편견이 많다는 점에 스스로 놀랐다"며 "이 책을 통해 역사는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라 대중과 함께 생각하고 공부해야할 진실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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