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첼리스트 다니엘리 공연

매스컴의 발달로 '신동' 출현 소식이 남발되고 있다. 그만큼 신동에 대해 사람들이 느끼는 배신감도 커졌다. 실력보다 과대포장된 신동의 실체가 드러나거나 혹은 성장과정에서 평범한 어른으로 오히려 퇴화해버리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18)와 첼리스트 다니엘 리(19). 이달 중 처음으로 대구를 방문하는 두 한국인 예술가는 그런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장영주는 관객을 배신하지 않은, 20세기의 몇 안되는 신동 중 한명이고, 다니엘 리 역시 '평범한 신동'과 달리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오는 30일 오후 8시 시민회관 대강당에서 대구팬들과 처음 만날 장영주에게 이제는 '신동' 대신 '거장'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니고 있다. 세계무대 데뷔 9년. 아직도 무대밖에서는 소녀티가 나지만 무대위에서는 완숙한 연주를 과시하고 있다. 최근의 연주에서는 폭풍우처럼 밀어붙이던 강렬한 사운드에서 탈피, 내면의 소리가 깃든 간결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는 평가다.

22일 오전10시 경북예고에서 미니콘서트를 열 다니엘 리(한국이름 이상화). 장영주보다 한살 많지만 이제 막 세계무대를 노크한 그에게도 '로스트로포 비치의 유일한 후계자', '준비된 거장'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지난해 12월에 이은 두번째 고국 방문. 다니엘 리가 주목받는 이유는 나이와 경력에 어울리지 않게 탁월한 음악 해석력 때문이다. 그의 연주는 정제되지 않았다. 오히려 거리낌 없는 대담함과 자유분방함이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신동'에서 '거장'으로 가고 있는 장영주, '평범한 신동'을 거부하는 다니엘 리. 지역팬들로서는 20세기 마지막 음악 신동들의 연주를 감상하고 다음 세기의 음악을 가늠해보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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