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냇물을 돌아 흐른다고 하회(河回)/세월도 냇물처럼 흘러만 갔는가/아니다. 그것은 고가(古家)의 이끼 낀 기왓장에 쌓여…' 시인 김종길(金宗吉)이 읊은 '하회에서'의 한 자락이다.
하회는 낙동강이 황지쪽의 본류에다 영양 일월산쪽의 지류인 남강을 안아들여 넉넉한 수량으로 천천히 흐르며 S자형으로 굽이 도는 지점에 자리잡은 곳.
전형적인 한국 농촌마을의 터전처럼 배산임수(背山臨水)의 형국과는 달리 산과 제법 멀찍이 떨어진 채 강폭에 휩싸여 있는 이 하회에 다음달 21일이면 세기의 진객(珍客),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찾아든다.
'엘'여왕은 이곳에서 명태보푸라기, 간고등어, 안동식혜, 떡 등으로 전통의 칠순잔칫상을 받고 담연재(澹然齋)앞마당에선 하회별신굿 탈놀이 등 우리의 전통문화에 푹 젖어든다.
본란은 우선 서유럽의 종택(宗宅)격인 영국 버킹엄궁의 주인인 '엘'여왕이 동양의 종택중 하나인 충효당(忠孝堂)을 알아 본 고견원식(高見遠識)에 탄복을 금치못한다.
우선 '엘'여왕 일행은 자당(慈堂)을 위해 관직을 버린 겸암 유운룡(謙庵 柳雲龍)의 효와 임란(壬亂)의 위기에 왕을 보필한 서애 유성룡(西厓 柳成龍)의 충으로써 상류층 전통을 보고 별신굿을 통해 하류층 사회의 민중.민주의식을 꿰뚫고 가길 바란다.
양반들의 신분적 특권과 허위를 여지없이 폭로, 풍자하면서 묘하게도 유교적 전통과 반유교적 별신굿의 전통을 공유하고 있는 하회의 문화적 개성은 오늘의 영국 사회와도 전혀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수행 취재할 세계 각국의 기자 150여명을 통해 한국.안동.하회가 세계속에 재조명.각인되길 바란다. 경북도와 안동시에 세기의 진객 맞이에 한점 흐트러짐 없는 대비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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