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민자치센터 설립 기우뚱

동사무소를 주민자치센터로 바꾸는 행정조직 개편이 전자주민카드제 도입의 백지화, 전문공무원 부족 등 여건 미비로 조직 개편의 취지를 살리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행정자치부는 동사무소의 사회복지, 문화업무는 그대로 두고 증명발급 등 민원업무는 전자주민카드로 간소화하고 기타 업무를 구청에 이관, 동사무소의 인력을 60% 줄이는 방식으로 주민자치센터를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전자주민카드제 도입이 사생활 침해 문제로 무산돼 이같은 기능 개편 방향에 차질을 빚게 됐다.

전자주민카드제가 실시되지 않을 경우 주민들의 병력, 주민등록증, 의료보험, 국민연금, 인감증명 등 민원 업무를 구청으로 이관시킬 수 없게 돼 인원 감축을 위한 조직 개편의 의미를 잃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 주민자치센터에서 사회복지와 문화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나 전문 인력이 부족하고 구청의 업무공간도 부족해 동사무소 인력과 업무를 수용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대구시 동구 효목1동과 해안동 사무소 등 상당수 동사무소의 경우 공간이 협소해 주민들을 위한 문화, 복지 공간으로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다.

한편 행자부는 대구지역에 대해 주민자치센터 시범사업 해당기관인 동구청과 구청별 1~2개 시범동을 선정, 오는 6월 부터 주민자치센터를 시범 운영 할 계획이나 시범 실시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채 20일까지 각 동별 사무 실태를 분석토록 지시해 놓고 있다.

구청 관계자들은 "행정조직 개편이 당초 취지와 여건이 맞지 않아 준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金敎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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