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딸 ○○아! 아빠에게 잘못이 있다면 용서해다오"11일 밤 9시 영일만 호미곶(虎尾串) 언덕빼기에 자리잡은 포항시 구룡포청소년 수련관 강당. 희미한 촛불속에 한 아버지의 애절한 육성 편지가 녹음기를 통해 흘러나왔다. 그 목소리를 듣고 있던 남.여 청소년 101명은 약속이나한 듯 하나같이 여기저기서 흐느끼기 시작했다.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들은 모두 중.고등학교 중퇴생들. 포항시가 10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마련한 특별심성교육의 마지막날 밤 '촛불의식'에 참가하고 있는 청소년들이었다.
녹음테이프에 담긴 목소리의 주인공은 이번 교육에 참가한 모여고 중퇴생의 아버지. 이 아버지의 편지는 먼저 딸에게 엄마와 이혼한데 대한 용서를 비는 것으로 시작됐다. 그리고 딸이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학교에 돌아가 줄 것을 애원했다. 또 흩어진 가족들이 다시 만나 행복한 새 가정을 꾸려나가자는 말도 빠뜨리지 않았다.
촛불의식이 끝나고 한참이 지나도 청소년들은 하나같이 얼굴을 들지 않은채 흐느꼈다. 한순간의 판단 잘못으로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었지만 다시 따뜻한 가정, 보고싶은 급우곁으로 돌아갈 것을 다짐하는 모습들이었다.
지난해 중학교를 중퇴한 후 가출했다는 이모(14)군은 "나쁜 친구를 꾐에 빠졌다"며 "다시 학교에 나가 착실히 공부하겠다"고 다짐했다.
12일 '청소년이 나아갈 길'이란 특강을 한 대구지검 포항지청 이현철검사도 "여러분들과 내가 피의자와 검사의 신분으로 만나서는 결코 안된다"며 "다시 학교로 돌아가 이 나라에 도움이 되는 착실한 학생이 되어 줄 것"을 당부했다.
경북도 교육청은 이 교육에 참가하려는 학생 및 학부모들의 요청이 쇄도하자, 이달말쯤 다시 한번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교육을 마친 중퇴생에게는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있는 수료증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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