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파트 비리 그런거 몰라요

최근 아파트 관리.운영 비리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모범적인 아파트가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대구시 서구 중리동 중리 주공아파트는 46개 동, 1천700여 가구가 사는 대규모 아파트지만 관리비나 운영비 문제로 잡음을 일으킨 적이 거의 없다. 다른 아파트에 비해 관리비가 싼데다 관리사무소와 주민자치회의 아파트 운영이 주민들의 신뢰를 얻고 있기 때문.

이 아파트는 기름값을 제외한 관리비가 평수에 따라 매월 1만5천~7만원 정도로 다른 아파트에 비해 크게 낮다. 경비절감의 두 주역은 관리소장 반경호(54)씨와 주민자치회장 이광덕(56)씨. 두 사람은 나이도 엇비슷한데다 용접.방수.미장 등 만능 기술자로 한 조가 돼 움직이면 못하는 일이 없다.

지은지 20년된 아파트여서 자주 물이 새자 관리사무소는 지난 97년 4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6천여평에 달하는 옥상 방수작업을 직접 실시했다. 다른 아파트처럼 외주공사를 벌일 경우 공사비는 최소한 3억여원이나 드는데 이들이 들인 비용은 시멘트와 접착제 등 재료비 1천500만원이 전부다.

이외 물탱크 청소, 상.하수도 배관공사, 지하 철문 교체 등 아파트 곳곳에 이들의 손때가 묻지 않은 곳이 없다. 쓰레기 분리수거와 재활용품 관리도 철저해 파리떼를 찾아보기 힘들고, 주민들의 '일반봉투 몰래버리기'현상도 찾아 볼 수 없다.

관리사무소는 또 90년대 초반부터 관리비 내역에 세대당 200원씩 경로효친비를 포함시켜 매월 34만원을 아파트 경로당 지원비로 사용, 주민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아파트는 이같은 관리.운영 덕택으로 지난 97년 대구시로부터 아파트 한마음운동 실적평가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아파트 주민 강모(45.여)씨는 "15평 아파트 관리비가 수도료까지 포함해 2만원 정도"라며 "관리사무소가 아파트 관련 공사도 직접 해 믿음직스럽다"고 말했다.

〈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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