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건축에는 인간의 따뜻한 숨결이 배어 있고 역사가 손에 잡힌다. 건축문화의 해를 맞아 건축관련서적 출간이 부쩍 늘고 있는 가운데 월간 '이상건축'이 한국건축의 재발견 시리즈 제1권으로 '시대를 담는 그릇'을 펴냈다.
40대 젊은 건축가 김봉렬(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건축과 교수)씨가 새로운 시각에서 한국 전통건축에 대한 체계적 접근을 시도한 이 책은 건축전공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만큼 쉽게 씌어진 것이 특징. 약관 27세때 '한국의 건축'(85년)이라는 책을 낼 정도로 이 분야에서 일찌감치 눈을 뜬 그는 '무엇으로 볼 것인가'를 화두로 전국에 산재해 있는 전통건축물을 수십차례 답사, 3년에 걸쳐 이 책을 썼다. 분량만도 약 1천200쪽, '앎과 삶의 공간' '이 땅에 새겨진 정신'등 모두 3권에 이른다. 함께 수록한 현장사진과 실측도면은 생생함을 더해준다.
그로부터 옛 집으로의 안내를 받는 우리는 건축을 통해서 역사를 읽고 인간을 읽는다. 한국 전통건축의 전체 맥락과 구성이 어떤가를 감지할 수 있으며, 각각의 건축물을 통해 그 시대사람들의 정신을 생각해보게 된다. 다양한 용도와 목적의 건축물 속에 담겨 있는 생활과 생각에 접근하게 되고 여러가지 형태의 건축적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맹목적인 애정을 경고한다. 사실적인 감동에 뿌리를 두고 건축적 실체에 접근하는 태도를 강조한다.
독자들이 책을 덮을때, 건축이 갖는 보편적인 가치와 본질은 결국 하나이며 과거 건축을 구성했던 생각과 과정이 현재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큰 수확이다. "건축에 투영된 역사와 인간을 읽어내고 거꾸로 역사를 통해서 건축의 본질을 깨닫고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하는 일은 분명 의미있는 일"이라는 저자의 말은 '왜 건축을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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