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희야 봄비가 오거들랑 그 어데 이웃에라도 가서/ 등나무 모종이나 한 포기 얻어다가 사립앞에 심어라/ 그리고 또 늬 친구들이 더러 찾아오거든 뜰 안에 돋아나는 슬기로운 풀잎들이 하나도 다치지 않게/ 멀찌감치 물러나 행길에서 놀아라'
김관식(金冠植)의 이 글을 읽어 보노라면 옛 사람들도 나무를 사랑하고 돋아나는 새 싹을 소중하게 여겼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나무를 심는다는 것은 희망을 심는 것이다. 나무는 심어 놓고 단박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나무에게 사랑을 쏟는만큼 나무는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틀림없이 돌려준다. 푸른 잎을 내밀고 꽃봉오리를 터뜨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가 하면, 열매를 맺어 제공하기도 하고 또 길을 가다 지친 사람에게 그늘을 만들어 쉬어가라고 자리를 내주기도 한다.
어제가 지팡이를 거꾸로 꽂아 놓아도 살아난다는 식목일. 나무심기 좋은 이 계절에 한사람이 한그루씩이라도 나무를 심자. 꼭 어떤 식목행사에 참여할 입장이 못 되면 어떤가. 작은 뜰이라도 안고 있어 아이들과 함께 나무 한그루씩 심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한 뼘 땅도 가지고 있지 못한 아파트라면 좀 덩치 큰 화분 몇 개 장만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거기다가 희망이 보이는 작은 묘목을 구하여 아이들 손으로 심도록 도와주고 나뭇가지에 아이들의 스티커사진이라도 한 장 코팅하여 걸어 놓는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 소유할 나무가 생긴 아이들이 조석으로 베란다를 드나들며 나무를 돌보고 나무들과 이야기 나누다보면, 나무도 아이들도 쑥쑥 자라날 것이다.
나무와 이야기 할 줄 알고 나무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자는 진리(眞理)를 아는 사람이다. 나무는 삶의 근본법칙과 순리를 말해주기 때문이다.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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