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밀레니엄 베이비-Y2K위험에 노출

밀레니엄 축제 분위기가 차츰 달아오르면서 밀레니엄 베이비를 상품화한 다양한 이벤트들이 늘어나 예비부부·기혼부부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러나 자칫 밀레니엄 베이비들이 컴퓨터 대란으로 묘사되는 Y2K가 병원 컴퓨터시스템에 장애를 일으킬 경우, 산모와 신생아들이 심각한 위험에 빠질 우려마저 없지 않다.

대구의 백화점은 모 산부인과와 제휴, 4월 한달동안 신생아용품을 구입해간 소비자 가운데 내년 1월1일에 밀레니엄 베이비를 출산할 경우, 용품 구입비 전액을 되돌려줄 계획이다.

또 서울의 모 병원은 밀레니엄 베이비에게 평생 진료권, 분유, 기저귀 등을 선물하기로 했고, 모 방송에서는 밀레니엄 베이비 탄생 순간을 리얼타임으로 방송하겠다는 계획까지 밝히고 인터넷과 PC 통신을 통해서 출산과정을 공개할 부부를 모집하고 있다.

네티즌 모씨는 "남편이 프리미엄을 노려 무조건 밀레니엄 베이비를 낳자고 요구한다"고 털어놓는다.

보건복지부가 추정하는 올해 결혼건수는 공식적으로 30만~40만쌍. 밀레니엄 베이비를 낳기위해 공식화된 부부합방일(3월말~4월초)에 임신을 했다하더라도 2000년 1월1일에 밀레니엄 베이비를 출산할 확률은 5% 미만으로 매우 낮다.

거기에 국내 병원들이 Y2K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상태도 걱정거리중 하나이다. 서울대병원이 98년 11월말까지 병원내 의료기기중 Y2K 발생여부를 확인한 결과 전체의 12%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대구효가대 김신근정형외과교수도 "전세계적으로 Y2K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의료기기는 10%에 달하며 대구 역시 마찬가지"라면서도 "보건복지부가 9월말까지 Y2K문제를 해결할 예정이어서 별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모든 의료기기의 Y2K문제를 다 해결할 수는 없는 일. 일부 구형 의료기기회사는 벌써 없어지기도 했다. 이런 경우 폐기처분해야 안전하지만 100% 폐기된다고 확신하기는 힘들다.

이동구 대구의료원장은 "밀레니엄 베이비를 낳기위한 산모가 급증한다고 하더라도 산모수용능력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도 "밀레니엄 베이비를 상품화하려는 의식구조가 문제"라는 견해를 보였다.

〈崔美和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