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정일 판금소설 극비 영화화

'너에게 나를 보낸다'의 장선우감독이 소설가 장정일씨의 판금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영화화, 또 한차례 외설논쟁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대구와 안동등지에서 촬영된 '내게 거짓말…'은 홍보용 스틸사진 한장 찍지 않을 정도로 극비리에 제작, 장감독 특유의 기행(奇行)을 보여주었다.

장정일씨는 이 소설로 지난 97년 음란문서 제조등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해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났으며 소설은 현재 판매금지된 상태. 연상의 조각가 제이와 사랑에 빠진 당돌한 여고생 와이가 서로 집착하며 성관계를 거듭하다 결국 한국적 사디즘(가학)과 마조히즘(피학) 관계로까지 함몰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영화는 원작에 나타난 작가의 자기 모멸과 아버지에 대한 적대감, 세상에 대한 냉소 등을 가볍게 처리하는 대신 남녀주인공이 만나 관계를 진전시켜가는 과정에 비중을 두고 있다.

극중 제이역은 현재 파리에서 활동중인 설치미술가 이상현(40)씨가 맡았으며 여배우는 신세대 패션모델 김태연(22)씨. 우연히 여균동감독의 눈에 띄어 출연하게 된 김태연은 173㎝, 47㎏의 몸매에다 극중 분위기에 맞는 백치미 등으로 즉석에서 캐스팅됐다는 후문.

이 영화에선 특히 갖가지 성적묘사와 노골적인 대사등이 그대로 담겨 있어 등급 심의를 통과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실제 남녀 주인공은 중요 부분을 가리지 않고 촬영했으며 영화에도 전라 모습이 여과없이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감독은 "편집중인 필름을 본 몇사람이 농담이 진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 것이니까 아직 심의 통과 여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흔들리는 카메라, 자막과 나레이션 등으로 관객이 섹스장면에 몰입하는 걸 방해하지만 성기까지 노출된 영화가 등급심의를 통과할 지는 의문.

제작사인 신씨네는 해외영화제에서 무삭제, 무수정 프린트를 상영한뒤 국내로 들여오는 '우회전법'을 쓰기로 하고 이미 지난달 29일 칸영화제에 출품해 놓은 상태. 국내에선 오는 6월쯤 개봉할 예정이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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