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자민련 당직개편을 계기로 박태준총재의 당 장악력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당직개편은 곧 서상목 파동에 자민련이 스스로 잘못을 시인하는 것"이라며 반대해온 충청권 주류측을 누르고 뜻을 관철시켰기 때문이다.
박총재의 당직개편 구상은 전날 까지만 해도 물건너 갈 것 같았다. 오너인 김종필총리가 박총재의 만남을 꺼린데다 충청권은 총재책임을 거론하면서까지 조기 당직개편에 반발했다. 여기에는 또 박총재 주변에 마땅한 사람이 없다는 점도 한 원인으로 제기됐다.
하지만 박총재는 이날 청와대 여권 수뇌부 회동을 겨냥했던 것 같다. 이날 회동에서 박총재는 "서상목 파동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며 배수진을 쳤고 대통령과 총리로부터 곧바로 만류를 끌어 냈다. 이어 김총리와 단독회동을 갖고 당직개편 구상을 밝히고 승낙을 받아 냈다.
박총재는 당으로 돌아오자마자 "사심없이 살아온 인생관을 토대로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총재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후 박준병사무총장,이완구대변인 등을 전격 경질했다. 민정계 출신인 김현욱의원을 후임 사무총장에, 이양희의원을 대변인으로 각각 기용했다. 사실상의 '친정체제' 구축을 완료한 것이다. 지난 97년 11월 총재취임 후 처음으로 본래의 '철인 이미지'를 보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박총재의 당 장악 여부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DJP가 8월말 까지 내각제 논의중단을 합의하기는 했지만 자민련의 내각제 주도세력은 여전하다. 공동정권의 최대 뇌관인 연내 내각제 개헌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 들지 않는 한 박총재는 항상 노심초사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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