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6년만의 흑자경영 대구의료원 거듭났다

대구시가 투자한 대구의료원이 흑자경영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의료계 징크스를 깨고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 당당히 '홀로서기' 대열에 합류했다.

대구의료원은 대구시의 애물단지 중 하나였다. 15년동안 매년 7억여원의 적자를 내며 대구시에 손을 벌려 왔으니 벌써 퇴출돼야 마땅한 병원인데도 공공 진료사업을 한다는 공익성 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그대로 둘수 밖에 없었던 것.

그러던 대구의료원이 지난해 거대한 변신을 시작했다.

98년 7월1일 지방공기업 사상 최초로 의료원장을 공개 채용한 것이 첫 신호탄이었다.

6대1의 경쟁을 통과한 이동구(李東久.53)원장은 공기업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무사안일과 현실안주,즉 직원들의 의식구조라는 것을 꿰뚫었다. 당장 '환자를 최고로 생각하는 병원'이라는 기치를 내세우고 직원들의 사고를 바꾸기 시작했다.

시간적 여유가 없는 직장인이나 학생을 위해 진료시간을 평일 오후8시, 토요일 오후3시까지 연장했다. 환자들의 편의를 위해 진료과를 본관에 집중 배치하고 전직원들에게 '친절 로고'를 부착시켰다.

부서별로 친절강사를 선발, 외부에서 교육을 받은후 이를 다시 직원들에게 재교육시켰으며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원장이 직접 환자들과 면담하는 '직소민원제'도 도입했다.

병원의 생명은 역시 친절. 당장 환자진료 실적이 17%나 증가했다. 대구시에서도 원장에게 재정권.인사권을 부여하며 힘을 실어 주었다. 최근에는 철저한 책임경영을 위해 전체 의료진(전문의 24, 전공의 18명)을 1년 계약제로 전환, 무사안일이 발을 붙이지 못하게 했다.

내부개혁이 어느정도 완성되자 장례식장을 개보수, 시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장의물품에도 철저한 입찰제를 실시, 부조리가 없도록 했다. 대형 종합병원조차도 꺼리는 신용카드 수납제를 당장 도입하고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한방진료과도 신설했다. 응급환자에 대한 특별배려로 응급실 전담 전문의까지 채용했다.

지난 3월말 결산. 공공진료사업으로 7천500여명을 무료진료 해주고도 나타난 결과는 7천만원 흑자였다. 이제 대구의료원은 전국 제1회 공공부문 경영혁신대회 본선에 진출, 대상을 노리고 있다.

대구의료원의 '흑자경영' 전환은공기업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귀중한 교훈을 던져준 셈이다.

〈尹柱台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