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분화 일로를 걸어 온 학문의 흐름을 '재통합' 쪽으로 되돌려 놓으려는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인류 환경에 엄청난 변화를 초래하고 있는 '정보화'에 그 재통합을 무기로 대응코자 하는 '정보사회학회'가 창립됐다. 이 학회가 보이는 자세는 학문 뿐 아니라 일반 생활인들까지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심각성을 환기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깊게 받아 들여지고 있다.
9일 서울 교보빌딩에서는 이 학회 창립 기념 학술 심포지엄이 열렸으며, 김경동 교수 등 사회학자들 외에 능률협회·전자통신연구소·정보문화센터·과학기술원·지역연구소 등 관계자들까지 대거 발기인으로 참가함으로써 학문간의 공동 연구 내지 통합 연구의 방향을 명확히 했다.
또 학회 설립취지서도 "정보기술에 관한 사회문화적 연구가 (시급한데도) 효과적으로 수행되지 못하는 것은 학문체계가 지나치게 세분화돼 있고, 학문간의 벽이 높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보기술의 영향은 매우 광범위하고 복합적인데 반해 학문적 연구는 세분화된 영역을 넘어서지 못해 총체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어 무엇보다도 학문들 사이의 전통적인 벽을 뛰어 넘을 수 있는 학제적 협력이 요청되고 있다"는 것.
발기인으로 참가한 경북대 김규원(사회학)교수는 "학문의 세분화가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반성이 깊어져 사회학 분야에서는 이미 산업사회학회 같은 통합적 학회가 출범했다"며 "이번 새 학회도 종전에 사회학회 안에 분과로 있다가 다른 학문과의 공동 연구를 위해 재정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교수는 또 "통합연구 성과들이 실제에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고, 학술진흥재단 등의 연구과제 제시 역시 통합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대학 신입생 모집조차 영역 통합화 추세를 보이는 만큼 학문의 전체적 패러다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창립된 사학사학회도 지나친 분야별 세분화를 큰 문제로 제기했었다.정보사회학회 출범이 또 하나 주목되는 점은 급격한 정보사회화의 사회 충격을 다시 한번 구체적으로 환기했다는 것. 설립취지서는 "정보기술은 현대인의 인식과 삶에 매우 중대한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시공간 압축으로 인류는 그 어느 시대 보다 문화적으로 심각한 융합과 충돌을 경험하고 있으며, 사회조직의 근대적 구성 원리와 관행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정리했다. 여전히 정보화에 둔감한 일반 생활인들에게 재차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이야기이다.
〈朴鍾奉기자〉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