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간데스크-새 학교문화 창조의 과제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새학교 문화창조' 방안은 새정부의 교육개혁 의지를 반영해 주는 중요 대목이다. 교과 중심의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인성과 적성을 키워주는 전인교육을 실시해 이른바 열린교육을 펼쳐 보자는 것이 '새학교 문화창조'의 과제다.

지식전수에 치중한 종래의 교육제도가 입시지옥이나 과중한 사교육비 부담 등으로 사회적으로 많은 부작용을 일으켜 왔기에 새정부의 이 조치는 운용만 잘 된다면 새로운 교육문화 정착에 크게 기여하리라 본다. 특히 '새학교 문화창조'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 등이 중심이 돼 입시로 찌든 황폐해진 교육현장을 새롭게 가꾸고 능동적이고 창조적인 학습활동을 통해 지·덕·체가 조화된 교육상을 만들어 가겠다는 시도여서 획기적이라 할 수 있다.

현장 체험·서클 활동 강화

지금 고교 1년생부터 적용될 '새학교 문화창조'는 벌써 일선 학교에 많은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신학기가 들면서 학교들마다 현장 체험, 서클 활동 강화, 특기 및 취미교실 운영 등으로 종래와는 다른 교육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미국식 열린교육이라 일컫어지는 이번 조치로 아직은 작지만 교육 현장마다에는 새로운 교육문화 조성을 위한 움직임에 부산한 것이다.

그러나 교과 중심의 학습을 탈피하겠다는 정부의 교육개혁 조치가 조금씩 가시화되면서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공부만 주문해 온 그동안의 우리의 교육풍토가 다 잘된 것은 아니지만 '새학교 문화창조'로 학생들의 평균 학력이 행여 저하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바로 그것이다. 교육부의 발표이후 이미 일부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이젠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머리 한켠을 차지, 이런 우려를 반증해 주고 있다.

'평균 학력 저하'우려도

교육계도 일부 학자들 사이에서 열린교육에 대한 비판론을 내놓고 있다. 학생들의 뛰어난 학력이 곧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이들의 생각은 이번 교육 조치가 자칫 국가 장래를 망치게 되는 오류를 범할 지도 모르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학생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한 도리요 또 자녀 교육에 대해 다소 과열은 됐지만 부모들의 관심이 높은 것도 학생들의 학력 신장에는 상당한 도움을 주었다는 설명이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국제사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로지 인재 양성에 있으며 이는 학습량 증대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새학교 문화창조'는 전인교육을 표방, 외견상 화려해 보이지만 내실이 없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못박고 있다.

어쨌던 우리는 백년대계라는 교육문제에 관해 '새학교 문화창조'란 이름으로 또한번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선생님의 권위가 추락하고 교단이 흔들리는 요즘, '새학교 문화창조'는 이런점에서 더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거와 같은 구호에 그친 개혁은 우리의 교육을 언제나 논의의 선상에 머물게 할 뿐이다. 열린교육으로 학력이 떨어진다면 그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며 '새학교 문화창조'에 대한 비판이 있다면 이를 겸허히 받아들일 적극적 자세도 가져야 한다.

교육개혁 차분한 준비를

신학기 들면서 이미 교육현장에는 수행평가 등과 같은 여러 문제점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특히 교사와 학생간의 신뢰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고 과연 이 정책대로 입시가 바뀔까 하는 각종 우려도 적지 않다.

이제 막 출발하는 교육개혁의 성공을 위해 모두가 차분한 준비를 할 때다. 특히 교육당국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개혁은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만다는 과거 경험을 되새기며 서둘지 않는 여유와 지혜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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