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들이 부동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부동산이 투자대상이라기보다 주거용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
지역 부동산 시장은 침체기를 벗어난 분위기이지만 IMF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데는 여전히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4월 이후에는 올 초의 상승국면에 대한 경계심으로 일시적인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의 조정국면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내집 마련의 꿈'을 가진 사람들은 위치와 조건에 맞는 부동산을 올해 안에 사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지난 3월까지 부동산 시장을 거래물량으로만 본다면 상가 및 공장부지는 '파란불', 아파트는 '노란불', 일반 주택은 '빨간불' 이다.
◇아파트
아파트 시장은 지역에 따라 양분화 현상이 뚜렷하다. 지하철 개통(예정) 지역이 상승세를 유지한 반면 교통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은 약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1/4분기동안 성서와 시지를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분양가를 넘어서면서 상당한 수요를 낳았다. 신규 입주 아파트의 경우 32평형이 분양가에서 2천만원 정도 프리미엄이 붙었을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부르는 값(호가)만 있었을 뿐 거래량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이는 아파트 입주자들이 실수요자라는 점 때문이었다.
칠곡 3단지를 비롯한 일부 지역은 도로 유료화, 과잉물량 등 악재가 있어 여전히 매기가 형성되지 않은 채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파트 매매와 달리 전세물량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칠곡, 대곡, 성서, 시지 등 아파트 밀집지역은 32평형 전세값이 4천500만~6천500만원으로 IMF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부동산 중개업협회 대구시지부 서진형 사무국장은 "아파트 시장이 조정국면에 들어선 만큼 당분간 급속한 가격 상승은 없을 것"이라며 "전세값은 과잉수요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97년말, 98년 초 비교적 싼 값에 계약했던 전세입자들이 연말과 내년 초에 재계약을 할 수밖에 없어 일시적 물량 증가로 전세값 하락이 점쳐지기도 한다. ◇상가
3월 이후 지역 부동산 시장에는 상가 수요가 늘었다.
기존 소유자들이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급매물로 쏟아냈던 상가형 주택과 상가전용 건물은 물량이 거의 바닥난 것으로 보인다. 감정가격이 10억원 이상인 빌딩이 지난 1월까지 절반 값에 거래되기도 했으나 4월 이후에는 마땅한 매물을 찾을 수 없다. 감정가격의 80% 수준에서 거래되던 3억~5억원대의 상가형 건물은 아직 물량이 남았지만 좋은 위치로 평가받는 매물은 적다. 1억원 안팎의 아파트 상가(20~30평) 거래도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상가가 IMF 이전 시세를 유지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게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상가 수요 증가는 최근 예금 금리가 10% 이하로 떨어지면서 증권시장으로 유입되지 않은 자금이 보증금과 월세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상가로 몰렸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향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반영돼 있다.
◇일반주택지, 전원주택, 농지
일반 주택은 아파트 가격이 정점에 오른 뒤 이에 뒤따라 상승한다는 통설이 있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1/4분기 아파트 가격 상승 이후 일반 주택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휴면 상태'다. 아파트 가격 상승이 주택 가격 상승을 부추길 정도로 열기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원주택지 거래가 거의 없는 것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선진국 사례를 볼 때 국민소득 1만달러가 넘어야 전원주택 또는 단독주택지 수요자가 늘지만 그 이하이면 아파트 선호자가 더욱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지거래는 평당 3만원 안팎을 선호하는 층이 많아졌다. 농지거래를 전문적으로 알선하는 한 부동산 업자는 "벼농사의 손익분기점을 평당 3만원 정도로 본다"며 "최근 귀농자들과 명퇴자들이 농촌으로 유입되면서 농지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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