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는 14일 전체회의를 열고 판문점 경비구역에서 발생한 김 훈(金 勳)중위 사망사건에 대한 국방부 특별조사단의 수사결과를 보고 받았으나 '김중위 사망사건 진상조사 소위'(위원장 하경근)가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며 타살 의혹을 제기, 논란을 벌였다.
하 위원장은 이날 "미군 수사당국이 촬영한 현장사진에는 철모가 없었으나 이에 앞서 미군의 포터 정보하사관이 최초로 찍은 사진에는 철모가 등장한다"면서 관련사진 8장을 근거로 제시하며 타살의혹을 제기했다.
하 위원장은 타살 의혹 근거로 △현장을 최초로 촬영한 포터 하사관의 사진에는 철모가 있었으나 2시간 정도 후에 수사당국이 촬영한 사진에는 철모가 없는 점 △현장(벙커)내 크레모아 스위치 박스중 하나의 문이 파손된 점 △권총이 사체로부터 50㎝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도 군 당국이 29㎝로 발표한 점 등 크게 3가지를 들었다.
하 위원장은 우선 철모가 사라진 것은 제3의 인물이 김 중위를 살해한 뒤 뒤늦게 철모를 놓고 온 것을 알고 증거를 은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터 하사관의 사진촬영이 있고 난뒤 수사당국의 촬영이 있기 전까지 현장은폐 행위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하 위원장은 또 "병사들이 매일 수시로 점검하는 크레모아 스위치 문이 파손된 것은 김 중위가 사망하기전 누군가와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는 정황으로 타살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물증"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사진상으로는 권총이 사체로부터 50㎝ 정도 떨어졌는데도 국방부는 자살 결론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살자의 총기는 93%가 사체로부터 30㎝ 이내에 있다'는 법의학 이론에 꿰맞춰 사실과 다르게 발표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문제의 철모가 제3의 인물이 아닌 현장검증을 실시한 미국 아레스 대위의 소유라고 부인했다.
양인목(楊寅穆) 특조단장은 "사건이 발생한 98년 2월24일 낮 12시55분쯤 현장에 도착한 군의관 아레스 대위가 현장을 둘러보다 떨어뜨린 뒤 차후 철모를 회수했다"면서 "타살 정황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천용택(千容宅) 국방장관은 "크레모아 스위치에 대한 점검을 게을리해 부주의로 파손될 가능성이 있다"고 의혹을 부인했고, 양 단장은 "아레스 대위가 철모를 되찾으면서 권총을 건드려 위치가 변경된 것 같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소위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국방부가 "…같다"는 추측성 답변을 하는 바람에 결국 이날 국방위 회의는 보고도중 중단됐다.
하 위원장은 "명확한 근거가 아닌 추측성으로 '가능성이 있다', '…한 것 같다'는 식의 답변을 누가 믿겠느냐"고 따졌고, 자민련 이동복(李東馥)의원도 "국방부의 보고내용을 수용할 수 없다"고 가세, 결국 한영수(韓英洙)위원장은 "의혹에 대한 해명이 있을 때까지 국방부 보고를 수용할 수 없다"며 회의를 종료시켰다.
결국 소위측이 제기한 타살 정황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국방부가 보다 과학적인 답변을 제시하지 못하는 한 김중위 사건은 또다시 '자살-타살 논쟁'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보고에서 김 중위가 판문점 경비대대 소대장으로 부임하는 과정상의 문제점 등 군 인사상의 문제와 군내무 생활 과정의 문제점 등을 매우 상세하게 보고서에 담았다가 의원들로부터 "망자를 또 한 번 모독하는 것"이라며 호된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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