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유적의'(賊有賊義)라고 한다. 일반 세상과는 주야를 달리하지만 도둑이라도 나름대로의 의기는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면 무리가 남의 집에 닿았을때 제일 먼저 뛰어드는 것은 용(勇)이요, 맨 나중에 나오는 것은 의(義)로 평가되는 것 등이다.
이를테면 그들 세계 나름의 직업윤리(?)가 범상치 않음을 이들의 계율이 시사한다. 유종근(柳鍾根)지사와 김성훈(金成勳)장관 등의 집에서 누만금의 재화를 털어낸 절도범 김강용씨의 경우를 통해 한 도둑의 양심선언(?)이란 것이 서민들의 마음에 이렇듯 청량감(淸凉感)을 줄 수도 있다는 뜻밖의 심리상태를 확인하게 된다.
결코 도둑의 행위를 미화하자는 뜻이 아니다. 궁금한 것은 지사.장관들이 거액의 실물(失物)을 하고서도 피해사실을 극구 숨기는 나라가 우리나라외에 또 있는지 야고부자는 과문한 탓으로 알지 못한다.
고작 짐작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청부(淸富)'를 쌓은 게 아닐 것이라는 짐작뿐. 유지사는 98년 지사출마 당시 재산신고액이 7억2천만원인데 절도범 김씨는 미화포함, 1억9천만원어치를, 김장관은 99년의 신고금액 7억900만원에 9억원어치의 재산(그림)을 내왔다고 주장했다.
실물을 한 두 거물의 이력 역시 재물내역 못지않게 관심을 끈다. 특히 유지사의 화려한 이력중 79년부터 5년여를 동업, 미주(美洲)자유신문 논설위원을 역임한 것이 이채롭다.
현직이야 무엇이든 한때나마 그가 언론사의 논객으로 재직한 사실을 떠올리면 오늘의 논설위원에겐 여러가지 의미로 반면교사(反面敎師)감으로 족하다. 김성훈장관은 90년에 대표적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연합의 지도위원을 거쳤다.
여기에 경제정의실천시민상을 수상한 경력은 가히 백미(白眉)편이다. 정부의 고관대작들이 이처럼 누만금을 준비해 놓은 것을 보니 '준비된 정부'라는 구호는 과연 명불허전(名不虛傳). 수사경찰이 절도범 김씨의 입을 원망한 심중도 충분히 헤아려진다. 그들인들 느낌이 없었을까.
〈최창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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